목록야!한국사회 (4)
. 나의 소설로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대안학교를 ‘또 하나의 특목고’라 비아냥거리는 사람들이 많다. 중산층 인텔리들이 제 아이를 공교육의 불합리한 현실을 우회하여 대학에 집어넣는 학교라는 것이다. 대안학교가 한두 개가 아니니 그리 말할 구석이 있는 곳도 없진 않겠지만, 분명한 건 어느 대안학교도 애당초 그런 목적으로 만들어지진 않았다는 것이다. 다 부모들이 그렇게 만든 것이다. ‘교육 불가사리’라고나 할까? 한국 부모들은 교육 문제에 관한 어떤 특별하고 의미 있는 가치도 모조리 녹여선 경쟁력이라는 하나의 가치로 찍어낸다. 그들은 어쩌다 그런 가공할 힘을 가지게 되었는가? 여러 분석이 가능하겠지만, 아무래도 복지 없는 사회의 체험, 마냥 뜯어먹고 동원만 할뿐 정작 내가 위기에 처하면 아무런 도움이 안 되는 사회에서 살아온 덕일 것이다. 실직자..
2009년이 어떤 해가 될 것 같으냐는 질문을 받았지만, 방송 시간이 모두 끝나버린 시간에 켜져 있는 텔레비전 채널처럼 명멸하는 점과 지지직∼ 하는 소리만 날 뿐, 아무것도 안 보여서 차마 대답할 말이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2008년을 살아낸 우리들이 2009년을 어찌 밝게 전망할 수 있을까. 물가와 몸무게를 포함해 싹 다 올라가기만 하는데, 그 중 안 올라가는 건 내 월급뿐이라는 웃지 못할 농담처럼 아직 1월인데도 일어나는 사건 사고들을 보면 또 올 한 해를 어찌 견디나 싶어 덜컥 겁이 먼저 든다. 다만 살아서 견디는 것만이 지상 과제가 된 88만원 세대에게는 올 한 해가 또 어떤 해가 될까. 어떤 해가 되든, 더 늦기 전에 오늘의 88만원 세대들은 한번 꿈이라는 것을 꿔 봐야 할 필요가 있을 것..
이 기회를 빌려, 딱딱하고 인기 없는 교육개혁 시리즈를 실어준 에 고마움을 표하고 싶다. 진심이다. 앞의 두 얘기는 사교육 문제와 대학 서열화를 다루는 국민투표에 관한 이야기였다. 나도 미쳤지. 1987년 개정된 9차 헌법은 국민투표를 신설했지만, 이 권한을 대통령에게 독점적으로 부여했다. 이명박 시대! 교육 개혁을 위한 국민투표를 상상하는 나도, 제정신은 아닌 것 같다. 참, 이 기회에 독자 여러분에게 닉 데이비스라는 사람의 라는 책을 권해드리고 싶다. 영국이 학교끼리 ‘쎄게’ 경쟁 붙였다가, 어떻게 망했는지 소상히 나와 있다. 정말이지, 꼭 한 번 읽어보시기 바란다. 얼마 전에 러시아 발레단이 한국에 온 적이 있고, 그래서 그 중간에 생겨난 얘기를 좀 얻어들을 기회가 생겼다. 충격이었다. 한국 학생들..
정말이지 요즘 어른들이 “요즘 애들이 문제야 …” 운운하는 소리를 듣노라면 지겨워서 으아악! 하고 발작이라도 일으킬 것 같다. 애들이 나약하다, 힘든 일은 안 하려고 한다, 순수하게 사랑하는 게 아니라 남녀관계에서도 조건만 따진다. … 그들이 늘어놓는 ‘요즘 애들이 돼먹지 못한 이유’는 같이 주워섬기려면 한도 끝도 없지만 이왕 건방진 인간으로 찍혔고 앞으로도 찍힐 김에 불어 버리자면 사실 그들이 말하고자 하는 진심은, “요즘 (남의) 애들이 문제야 …”라는 것이다. 그렇게 열렬히 말하는 어른들일수록 자기 자식은 나약하고 곱디곱게 키우고, 힘든 일 따위는 절대 하지 않아도 되도록 온갖 안배를 하고, 순수한 사랑이니 뭐니 철딱서니 없는 소리를 늘어놓지 않고 무엇 하나 손해 보지도 말고 길러 준 부모님 마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