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안정 (2)
. 나의 소설로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주로 2000년대에 나온 책을 읽는다. 간혹 1990년대 후반에 나온 책도 읽곤 하지만, 역사학, 문학, 철학, 사회과학 등 주로 읽는 책의 대부분은 나온지 10년 내외의 것들이다. 예전에 나온 책들을 읽지 않는 이유는 여러가지다. 시평류는 시의성을 잃은 것이 많고, 너무 낡은 논리와 정보를 담고 있는 책들도 많고, 조판 자체가 가독성이 떨어지기도 하고, 책 자체가 너무 안 예쁜 경우도 있고, 책을 많이 안 보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래서 간혹 보는 오래된 책 중에 현재적 의미가 충분한 것들을 보다보면 깜짝 깜짝 놀라곤 한다. 가히 '오래된 미래'라고 할만한! 정운영이 20여년 전에 쓴 을 잠시 들춰보다가 역시 놀랄만한 구절들이 있었다. 41쪽의 "'위기' 강변의 위기"란 글에 "나는 현재를 반성하여 미래..
69 - 무라카미 류 지음, 양억관 옮김/작가정신 p. 141 정말 화가 치민다. 놈들이 주장하는 유일한 이상은 '안정'이다. 즉, '진학' '취직' '결혼'이다. 놈들에게는 그것이 유일한 행복의 전제조건이다. 구역질나는 전제조건이지만, 그것이 의외로 효과를 발휘한다. 아직 아무것도 되지 않은 진흙 상태와도 같은 고교생들에게 그것은 큰 힘을 발휘한다. p. 269 즐겁게 살지 않는 것은 죄다. 나는 고등학교 시절에 내게 상처를 준 선생들을 아직도 잊지 않고 있다. 소수의 예외적인 선생을 제외하고, 그들은 정말로 소중한 것을 내게서 빼앗아가버렸다. 그들은 인간을 가축으로 개조하는 일을 질리지도 않게 열심히 수행하는 '지겨움'의 상징이었다. 그런 상황은 지금도 변함이 없고, 오히려 옛날보다 더 심해졌을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