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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소설로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물물)교환이라는 경제 원리는 이것을 전담하도록 만들어진 시장이라는 제도 - 기존 사회 제도와 달리 별도의 경제적 제도 - 를 통해서만 기능할 수 있다. 반면, 다른 세 가지 경제 원리는 기존 사회 조직이나 제도를 활용할 뿐이다. 이 같은 시장의 특징은 그것이 경제 체제를 장악하는 순간 사회 조직마저 압살하는 결과를 낳는다. 사회 관계에 묻어 들어가 있던 경제가 도리어 사회 관계를 그 안에 묻어 들어가게 만들어 버리기 때문이다. 그 결과, 기존에 고립적으로 존재하던 시장들이 뭉쳐져 하나의 단일한 시장경제를 형성하고, 이것이 자기조정시장이라는 담론을 만들어내게 된다. 이는 당대인들에 의해 자연스러운 것으로 여겨졌지만 실은 사회에 인위적으로 밀어 넣은 것에 불과했다. 원시 사회에서는 화폐 없이도 시장이 존재..
시장경제에 대해 알기 위해서는 그 전제부터 알아야 한다. 시장은 후기 석기 시대 이래로 항상적으로 존재해왔지만, 그 역할은 사회 내에 묻어 들어간embedded 부수적인 것에 그쳤다. 애덤 스미스가 강조했던 것처럼 인간의 노동 분업은 교환하려는 성향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비록 19세기 이래 인간의 그러한 경향이 횡행하게 되었을지라도, 그 이전의 인간 세계는 그렇지 않았다. 초기에는 애덤 스미스의 주장을 좇던 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은 그들의 대전제가 역사적 근거에 의해 반박 당하자 자연 상태의 인간의 성향에 대한 관심을 사장시켜 버렸다. 사실 지난 2천여 년 간 인류의 진보는 대부분 정신적인 것에 그쳤고, 경제학적 발전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경제는 인간의 사회적 관계 속에 파묻혀서 존재해왔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