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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소설로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살면서 이런 날이 있을까 싶다. 살면서 '나' 자신의 일이 아닌 '타인'의 일 때문에 '길일'이라고 여길 날이. 오늘이 바로 그런 날이다. 토속신앙에서는 오늘을 올해 첫 길일로 꼽나 보다. 지인 중에 무려 세 커플이나 결혼을 했다. 그렇다. 이 글은 그들을 축하하기 위한 글이다. 특히 그 중에서 사실상 진정한 의미의 '지인'이라 부를 만한 김도원 씨의 결혼을 축하하고 싶다. 그의 사람됨을 알아서 그런지, 오늘 결혼식장에서 본 그의 모습은 정말 태어나서 처음으로 '멋있다'고 여겨졌다. (난 만약 결혼하게 되면 뭐하지... 기타 못 치는데... 그냥 MR 깔아놓고 노래 불러야 하나... 노래는 내가 도원이 형보다 잘 부를 듯...) 신부에 대한 애정이 느껴져서 참 보기 좋았다. 그/녀를 둘러싸고 있는 '기독..
오늘 하루도 바람 잘 날 없는 이 한 몸, 그리고 한 마음에 기댈 곳이자 안식처를 마련해주시는 그대에게 하고 싶은 말입니다. 흔들릴 때마다 잡아주고 되돌아보게 해주어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역시 사람이 희망이군요. :D
너는 말했다. 네게 기댈 곳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홀로여야만 한다고. 그래야만 치열해 질 수 있고, 네가 살 수 있다고. 그래, 맞는 말이다. 이 험난한 세상에서 살아남으려면 강해야 한다. 오기와 독기로 무장해 남에게 수 없이 많은 상처를 주더라도 네 자신을 지켜야 한다. 아무도 널 지켜줄 수 없다. 잠깐 동안이라면 가능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 누구도 결코 영원은 장담할 수 없다. 가족, 형제, 자매, 애인, 그 누구도 이제는 너의 항구적인 지지자일 수 없다. 세상이 변했다. 한 때 현실을 도피했었다. 사랑과 우정, 낭만과 연대를 믿었다. 내가 손을 내밀면 네가 잡아줄 줄 알았고, 내가 네게 애정을 보이면 네가 환대로 답할 줄 알았다. 하지만 세상은 결코 녹록치 않았다. 세상엔 이미 너무도 많은 사람들..
어른이 된다는 것은 나이를 먹는 것이기도 하다. 이는 곧 세상에 내가 하지 못하는 일도 있다는 걸 깨달음과 동시에 사람을 움직이는 것이 가장 어렵다는 것을 스스로에게 이해시키는 일이기도 하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더이상 피터팬이기를 포기한다는 것이다.
대학 와서 가장 절실하게 느끼고, 또 가장 많이 내뱉곤 하는 말이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간단한 예를 하나만 들어보자. 2년 전 봄, 홉스봄의 를 처음 읽었을 때, "책을 탐독하고 서투른 시와 소설을 끼적거리며 루소를 숭배했던 젊은 지식인"이란 구절에 밑줄을 쳤었다. 내 스스로를 표현하는 데 적합한 말이자, 지향할 바로 여기는 마음이 문득 들었기 때문이었다. 2년 반 가량이 지나 요즘 다시 봐도 이 구절에는 고개가 끄덕여진다. 나름 많이 변했다고 생각하지만, 여전하다는 말이다. 사람은 정말 쉽게 변하지 않는다. 근데 그거 아시는가? 사실 저 구절 앞에는 "젊은 보나파르트처럼"이라는 말이 본래 붙어있다는 것을.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나폴레옹의 이름을 듣거나 볼 때면 '황제'라는 이름에..
갖지 말자. 공부보다 더 어려운 게 사람 마음. 공부는 사실 시간 오래 들여서 보고 또 보다 보면 대체로 거의 다 알 수 있지만, 사람 마음은 내가 아무리 시간 오래 들여서 노력하고 또 해도 상대가 한번 기분 틀어지면 도로아미타불, 아니 되돌릴 가능성마저 사라져버리지. 내가 최선을 다했는데 결과가 오지 않는다면야 미련을 버려야 하는 수밖에. 그래도 미련이 생기니 인간이지. 가을이구나.
'일상'과 '사람'이라는 두 단어가 목을 졸라온다. 가장 단조로우면서도 안정적이어야 할 일상, 가장 아름다우면서도 의지해야 할 사람, 이 모든 것이 소년을 압살하고 있다. 일상은 곧 현실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현실은 교과서에서 일러주는 것과 매우 다르다. 교과서는 정의와 아름다움, 그리고 진리를 논한다. 하지만 현실은 이 어느것도 충족시켜주지 못한다. 정의를 꿈꾸던 소년은 현실을 알아가며 절망하고 또 절망한다. 의지를 꺾고 싶은 생각이 수 없이 들지만, 그 자신의 신념과 자존심 때문에 그 결정도 쉽지 않다. 그러나 소년은 불의 앞에 한 명의 개인에 불과하기 때문에 무력하다. 불의 앞에 맞서기에는 그가 가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사회 비리 앞에, 일상의 폭력에 대해, 아무런 빽도 권력도 돈도 없는 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