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금본위제 (2)
. 나의 소설로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20세기 초반의 세계 경제 해체와 1930년대에 이루어진 문명의 거대한 전환을 잇는 연결고리인 국제 금본위제의 붕괴는 단순한 경제 제도의 몰락이 아니었다. 이는 단지 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의 잘못된 믿음에 불과했다. 사실 1930년대에 일어났던 사회적 전환에 선행한 1차대전 이후의 전세계적 혼란은 신세기적 변화라는 당시의 믿음과 달리 19세기 문명의 붕괴를 종결짓는 것이었다. 1900년 이래의 세계 경제의 붕괴는 정치적 혼란을 야기했고, 이것이 세계대전으로 폭발했다. 게다가 전후처리를 위해 도입됐던 베르사유 조약은 패전국들의 일방적 무장 해제를 강요하며 세력균형 원리의 복구를 완전히 불가능하게 만들고 말았다. 이런 현실에서 국제연맹의 존재는 유명무실했다. 한편, 국제연맹은 국제 통화 체제의 복구를 통한 각국..
19세기 문명의 붕괴에 가장 결정적인 것은 국제 금본위제의 소멸이었다. 세력균형 체제, 자기조정시장, 입헌 국가라는 다른 세 가지 기둥과 같은 제도들의 희생에도 불구하고 국제 금본위제의 붕괴로 말미암은 19세기 문명의 몰락은 막을 수 없었다. 사실 19세기 체제의 모태는 자기조정시장이었다. 국제 금본위제는 국내적 자기조정시장의 국제적 버전이었고, 세력 균형 체제는 이에 의존하는 상부구조였다. 입헌 국가 역시 자기조정시장의 피조물이었다. 그러나 자기조정시장이라는 개념은 그야말로 유토피아적이었다. 따라서 실현 불가능한 개념을 실현하려고 한 결과, 파국은 처음부터 이미 예정되어 있었다. 사실 이처럼 하나의 개념을 통해 문명의 붕괴를 설명하고자 하는 시도는 그야말로 억지로 보이기 쉽다. 다양한 요인의 상호작용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