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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소설로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요즘 '9 to 6'를 몸소 실천하고 있다. 일 때문이 아니라 시차 탓이다. 저녁 8시만 되면 쏟아지는 잠 때문에 헤롱대기 시작하다가 잠들어서 6시 이전에 잠이 깬다. 한국 시간 저녁 8시가 미국 서부로 치면 새벽 4시 경이고, 아침 6시는 오후 2시인 탓이다. 낮잠을 자도 이 규칙이 깨지지는 않는다. 낮잠 시간까지 합하면 하루에 총 12시간도 잘 수 있다. 초저녁 잠을 극복하기 위해 일부러 불편한 곳 - 예를 들면 거실 바닥, 쇼파 위 등 - 에서 잠들어도 새벽까지 쭉 잔다. 지난 몇 년간 아침잠의 노예였던 것을 생각해보면 그야말로 괴물같은 시차다. 개인적으로는 나쁘지 않다. 밤만 되면 생산성이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에 차라리 그 때 자고 아침에 일어나서 무언가 하는 것이 낫다. 요즘은 그 시간을 어찌할..
세상은 얼마나 쉽게 이유를 만들고 합리를 씌워 결과를 만들어내는가. 누군가의 신념을 매도하고 개성을 희롱하고 사실을 왜곡하기에 얼마나 편리한 곳인가.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 아무도 뒤돌아보지 않는다. 그렇게, 누군가는 괴물이 된다. 최민수가 산에 들어 간지 4개월이 지났다. 산 속에서 홀로 의식주를 해결하고 있다. 가끔 급하게 필요한 물건을 매니저에게 부탁할 때를 제외하면 대개 그렇다. 사람들의 기억 속에 최민수 사건은 어렴풋한 자취만 남기고 지워진지 오래다. 최민수가 훈계하는 노인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칼을 휘두르고 차에 매달아 질주하다 세상의 질타를 당하고 산 속으로 숨어들어갔다지. 그렇게 막돼먹은 패륜의 기운만 묻어날 뿐이다. ‘최민수 70대 노인 폭행 의혹’ 사건이 아니라 ‘최민수 70대 노인 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