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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 / Zenol

대학생이 생각하기에 머니투데이는 어떤가?

zeno 2009. 6. 28. 16:38
  머니투데이. 한 신흥 언론사의 이름이다. 여기서 신흥이라 함은 생긴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의미보다는 소위 말하는 '메이저 급' 언론이 아니기 때문에 붙인 칭호이다. 이 언론사의 이름을 기억할 수 있는 이유는 아침 저녁으로 어머니가 안방에서 틀어놓고 보시는 증권 관련 방송이기 때문인 것이 첫째요, 하릴없이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연예계와 스포츠계의 흥미로운 뉴스를 클릭해서 볼 때 아래에 쓰여있는 출처로 종종 등장하는 탓이다.
  이처럼 머니투데이는 이름이 좀 생소할 뿐, 나로써는 꽤나 자주 접하는 언론매체 중 하나다. 그렇다면 대학생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머니투데이는 어떤가? 오늘날 대학생이란 존재는 과거 12년의 지난한 학습노동에도 불구하고, 졸업 후 겪어야 할 40여 년의 삶을 위해 미래를 준비하는 '예비 노동자'이다. 그런 그/녀들에게 '돈'과 '오늘'은 현실의 문제이다. 당장 학비와 생활비라는 명목으로 필요한 것이 돈이요, 미래가 걱정되는 이유도 돈이고, '지금 여기'의 다른 이름인 오늘은 '생존'하기 위해서 충실할 것을, 근면할 것을 요구하는 탓이다. 그런 존재에게 머니투데이가 보도하는 대상은 그/녀들의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 여전히 주식을 비롯한 경제는 미래를 걱정하느라 오늘을 보내기 일쑤인 대학생에게 살아남기 위한 동아줄이요, 연예와 스포츠는 그런 고단함을 잊게 해주는 위안제이기 때문이다. 현직의 노동자들에게도 그대로 적용될 이 특성은 예비 노동자들에게도 예외가 아니다.
  다만 약간의 이질감은 있다. 영어를 그대로 음역한 머니투데이라는 이름은 유수 언론사의 이름처럼 한자어 음역도 아니고, 순우리말도 아니며, 방송사처럼 영어의 약자인 탓도 아니다. 대학생들이 선호하는 대표적인 외식 공간인 패밀리 레스토랑의 이름처럼 영어를 그대로 음역한 이름은 과연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언론사가 굳이 '영어'라는 '외국어'로 이루어진 이름을 가져야 하는가 의문을 던져준다. 패밀리 레스토랑의 음식은 외국의 것을 그대로 들여오거나 일부 한국식으로 번안한 것이지만, 머니투데이가 한국의 언론사인 이상 다루는 내용은 주로 한국 사회가 될 수밖에 없다. 경제도 한국의 경제요, 오늘도 한국의 오늘이 아닌가. 특히, 한국처럼 영어가 하나의 권력 수단이 되는 동시에 공포의 대상인 나라에서 영어로 된 이름은 긍정적 효과만큼이나 부정적 효과가 클 수밖에 없다. 특히, 한국의 대학생처럼 토익이라는 '필수 자격 아닌 필수 자격'에 목매인 이들에게 영어로 된 회사 이름은 괜한 부정적 느낌을 가져다주기 쉽다.
  돈과 오늘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것은 자칫 천박해질 수 있다. 그러나 그 둘의 현실적 가치는 결코 간과할 수 없다. 그래서 그 적절한 역치를 찾아야 한다. 그리고 그 역치가 가리키는 지점은 '오늘 한국의 경제'라는 '지금 여기'일 수밖에 없다. 거기서 영어로 된 이름의 언론사는 '영어의 노예'인 대학생들에게 애초에 일정 수준의 거리감을 제공하며 다가갈 수밖에 없다. 이는 머니투데이가 대학생들에게 어필하기 위해서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결론을 도출한다. 그건 단순히 월급과 함께 인턴십을 제공하거나, 대학생을 위한 섹션이나 특집 기사 등을 제공하는 것만으로 채울 수 없는 '심연'이다. 본질의 문제는 '삐까뻔쩍한' 외연만으로는 갈음할 수 없는 것 아닌가.

  사실 이건 우회한 비판이었다. 의도가 잘 전달될지는 의문이다만, 이왕 일을 시작한 그녀가 행복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