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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 / Zenol

<스타의 연인>과 학부생의 판타지

zeno 2009. 1. 2. 12:24

스타의 연인
채널/시간 SBS 수,목 저녁 9시 55분 (2008년 12월 3일 방송예정)
출연진 유지태, 최지우, 차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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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SBS에서 방영하고 있는 수목드라마 <스타의 연인>이 저조한 시청률로 입길에 오르고 있다. 심지어 어제는 MBC에서 마련한 특선영화 <만남의 광장>에게도 밀리는 수모를 겪었다. 개인적으로 점점 즐겨 보고 있는 드라마이기에 몇 자 적어보련다.
  그다지 두서있는 글도 아니고, TV 비평도 아니다. '의식의 흐름' 기법을 적용한 블로그에 쓸법한 잡글로 봐주시면 되겠다. 
  처음에는 학교가 나온다고 해서 오며가며 봤다. 자하연이나 인문대 등 주요 서식지가 나오길래 즐거운 마음으로 봤다. 극중 대학원생, 정확히 말하자면 박사과정의 시간강사로 나오는 유지태에게 조금씩 감정이입이 되었다. 어느정도 진로로 고려하고 있는 모습이기도 하고, '책상물림'스러운 모습이 스스로와 크게 다르지 않았으니까.
  그래도 처음에 일본을 배경으로 나온 장면들은 좀 아니었다. '미쟝센'은 어느 정도 이뤘을지 몰라도 너무나 어색한 연기들 - 특히 최지우 - , 초반에 시청률을 올리기 위한 일본 장면들, '이마리'의 스타성에 대한 무리한 설정 등 거슬리는 것이 한둘이 아니었다. 그래서 잠깐 잠깐씩 지나가다 한번씩 보는 정도였다. 그러다가 3, 4회 쯤 들어서 국내를 배경으로 본격적인 멜로가 진행되면서부터 조금씩 시청 시간을 늘렸다. 
  솔직히 스토리가 아주 빼어나지는 않다. 멜로를 표방하고 있는만큼, 평범하게 흘러가고 있다. 사이사이에 들어가는 신파성은 좀 낡은 느낌도 나고. 유지태 동생은 예쁘지만 이게 무슨 가을동화도 아니고 좀 안 어울리는 아픈 연기고, 차예련은 솔직히, 유지태나 최지우보다도 연기를 못하더라. 캐릭터가 너무 겉돌아. 성지루는 처음에는 좀 재밌게 봤는데 어제는 좀 아니더라. 캐릭터가 입체적이지 못하다보니 같은 캐릭터를 밀고 나가는 게 힘에 부치는 듯? 코믹 이미지 하나만으로 버티기에는 표정이 일관되어 있다. <과속 스캔들>에서 보여줬던 호연을 다시금 기대한다.
  이러저러한 악재에도 불구하고 계속 보는 것은 이 꼬꼬마 학부생의 판타지를 만족시켜주기 때문이다. 앞서 말했다시피, 유지태의 모습은 어느정도 스스로의 미래를 투사해보는 것이 된다. 소설가의 꿈도 그렇고. 무엇보다도, 당대의 스타 - 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지우라니! 최지우라니! - 의 헌신적인 사랑을 받고, 동거까지 한다니! 
  사실 이게 판타지의 극이 아닐까 한다. 저토록 아름다운 사람이 날 좋아한다고 징징거리고, 백치미를 흐드러지게 보여주고, 약해서 위로받고 싶어하는 모습까지 보여주다니. 그런 점에서 <스타의 연인>은 영리한 드라마다. (아, 내가 멍청한건가..)
  아직 극 중반이라는 게 좀 아쉽다. 사실 앞으로 신파로 흐르거나 질질 끌 것 같긴 한데, 그래도 깔끔하게 끝내고 가면 좋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