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소설로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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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 / Zenol

바쁘다

zeno 2006. 11. 4. 22:30

  '바쁘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사람. 나다.

  실제로, 바쁘기도 하고 바쁘지 않기도 하다.

  오늘 내가 누구에게 한 말처럼, '나는 일이 없으면 스스로 만들고, 그것에 치여 징징대며 힘들어 하는 사람'이다.

  게다가 '오바'를 잘 한다. 다른 사람 같으면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고 묵묵히 해낼일을 온갖 오바를 해가면서 징징댄다. 항상 불안해하고, 자신 없어 한다.

  더 문제는 본인이 알면서도 고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항상 '바쁘다'고 한다.

  무언가 제대로 된 글을 쓰고 싶은데 머리가 멍해졌다. 이런, 점점 익숙해져 가는 것 같다. 이러면 안 되는데.

  자꾸 마음을 편하게 먹으려고 해도, 자꾸 조급해진다. 병이다 병.

  시간이 나면 무언가를 하다가도 꼭 컴퓨터로 인터넷을 켜서 무언가 딴짓을 하게 된다. 다른 사람들을 보면 유독 내가 심한 것 같다. 그래서 내가 무슨 일을 제대로 하려면 꼭 누군가 옆에 있어서 일종의 '감시'가 수행되어야 한다. 그래야지 그 일만 집중해서 한다. 안 그러면 맨날 축축 늘어지고 시간만 오래 걸린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 놓고 남들에게는 '나름 최선을 다했어. 계속 그것만 했거든'이라며 자랑스럽다는 듯이 얘기하곤 한다. 자기 기만일까.
 
  알면서도 고치기 힘든 병이다.

  매일 이렇게 자아비판을 하는 건 기쁨보다는 아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