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소설로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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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 / Zenol

늦잠

zeno 2006. 10. 29. 20:48

  아침에 학교 안 가는 날이면 늦잠을 잔다. 어김없이 잔다. 일찍 일어나더라도 아침 먹고 다시 잔다. 그러면 12시는 되어야 정신을 차린다. 안 그러고 싶지만, 후회도 많이 하지만, 몸이 말을 안 듣는다. 예전엔 이러지 않았는데 왜 이럴까.

  고등학교 때 일어나던 시간이 아무래도 몸과 안 맞아서인 것 같다. 본래 어렸을 때부터 일찍 자고 7시 쯤에 일어나던 내가 빨라야 12시 혹은 11시에 잠들어서 아침 6시에 일어나야 하는 고교 생활에 적응하기란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래서 실제로 학교 다닐 때 매일 아침에는 룸메이트가 깨워주지 않으면 6시 20분에마저 일어나기 힘들었었다.

  고교에 다닌 뒤부터 방학 때도 저녁에 일찍 자도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 힘들어하는 습관이 생겨 버렸다. 그게 계속되다 보니 지금 이 모양이 되었다. 매일 가능한한 12시 전에 자서 7시 쯤에는 가뿐하게 일어날 수 있는 몸을 만들려고 노력하지만, 취침 시간은 지켜도 기상 시간을 지키기란 내겐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괴롭다. 몸이 그렇게 망가져버린 뒤로 낮에는 항상 졸립다. 아무리 많이 자도 졸립다. 자연히 살고자 하는 의욕도, 무엇을 하고자 하는 의욕도 예전과 달리 확 줄어버렸다. 아마 남들은 이해하지 못할거다, 내가 이래서 얼마나 괴로운지. 뭐 이런 사람도 종종 있을지도 모르겠다만, 흔치는 않은 것 같다.

  지금도 몹시 졸리다. 아아, 할 게 많은데 이런. 오늘도 아침 일찍 일어나기는 했지만 아침 먹고 다시 잠들어버려서 계속 자다깨다 한 끝에 결국 12시가 지나서야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결국, 해야 했던 일들이 많이 밀려 버렸다. 게다가 어제는 야구 경기가 너무 길어져서 또 못했고. 이러나 저러나 이번 주가 또 고비다. 어찌 나는 매 주 고비인지 이것 참.
 
  힘들다 힘들어. 빨리 방학이나 했으면 좋겠다. 이렇게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면서 '재미없다', '힘들다'라는 말만을 읇조리며 살다가 갑자기 아무런 부담도 지워지지 않는 상황을 만나게 되면 어쩔 줄 모르겠지만 그래도 쉬고 싶다. 학교 다니는 게 너무 힘들어서 자꾸만 방학 때 보름 정도 여행을 가고 싶다. 현실적 여건이 안 될 것 같아서 망설이고는 있지만, 가능하다면 일본을, 그게 안되더라도 국내 곳곳을 가보고 싶은 마음.

  후우, 당장 내일 시험인데 이것 참 난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