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소설로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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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 / Zenol

가을 하늘

zeno 2006. 10. 24. 16:04

  내가 가장 좋아하는 전형적인 가을 하늘을 보았다. 어제 비가 와서 겠지.

  단순히 파랗고 맑은게 아니라 높아 보이는 그런 하늘. 강원도에서나 보이던 그런 하늘.

  이래서 비온 다음날이 좋다. 지난 봄, 비온 다음 날 의도치 않게 올랐던 아차산에서 본 서울과 하늘 역시 좋았다. 등산을 (귀찮아서) 몹시 엄청 아주 매우 싫어하는 나이지만 그런 날에는 등산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게 할 정도였으니까. 오랜만에 그런 하늘을 본 것 같아 기분이 좋다.

  날씨도 지난주까지 처럼 괴상하게 덥지 않고 선선해서 딱 좋다. 내 생일 날도 이랬더라면 좋았을 것을.

  '학업'이라는 변명을 대고 이 가을 하늘을 만끽할 수 없다는 게 조금 슬프지만, 그래도 이렇게 나마 본 것에 행복을 느낀다. 항상 하늘이 이랬으면 좋겠는데, 왜 서울에서는 그게 불가능한 것일까.

  내가 고등학교를 추억하게 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