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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 / Zenol

쇼 프로그램은 계속 진화한다.

zeno 2008. 2. 6. 20:34

  설을 맞이하야 새로운 방식의 버라이어티가 티비에 나왔다. 여남 연예인들이 쌍을 지어 부부 생활을 경험해보고, 그 내용을 시청자들에게 보여주는, 이름하야 '결혼 버라이어티!' 일단, 신선했다. '동고동락'으로 시작해 '무한도전'을 거친 버라이어티가 이제는 여남의 - 그래봤자 연예인들이다보니 아무래도 짜여진 티가 팍팍 나긴 했지만 - 결혼 생활에까지 파고든 것이다. 연예인들이 모여 노는 것으로부터 시작하여 가장 사적인 생활의 측면이라고 할 수 있는 결혼에까지 메스를 들이댄 피디와 작가들에게 박수를~!

  사실 이성의 연예인들을 데려다 놓고 짝지어주는 프로그램은 전에도 있어왔다. 실제로, 지난 추석에도 승리의 마봉춘은 알렉스, 정형돈 등 오늘도 나온바 있는 남자 연예인들과 자사의 아나운서들을 엮는 '사랑의 짝짓기' 프로그램을 내보냈었다. 이젠 거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그들을 강제로 가상 '결혼'으로 이끌고 하루 동안 같이 생활까지 하도록 만들었다. 이 얼마나 진화한 것인가.

  재밌긴 했다. 출연자의 모습이 일부 겹치긴 했지만, 그래도 다양한 양태의 커플들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 가지 특이한 점은, 남자 출연자의 스타일이 크게 두 가지로 나뉘었다는 점이다. 먼저, 정형돈으로 대표되는 자기 중심적인 남성형이다. 자취생활 15년을 바탕으로 자신의 건강을 크게 챙기지 않으며 자신만의 방식을 고집하는 형식이다. 사실 - 내 주변에만 그런지는 몰라도 - 그런 남자들이 한국에 얼마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실제로, 이 프로그램에 나온 남성 출연자 네 명중 정형돈만이 유일하게 이 부류에 속했다.

  나머지 셋 - 알렉스, 홍경민, 크라운 제이 - 모두 자상한 남성형에 속했다. 물론 그 양태는 각각 달랐지만, 크게 보아 '착한 남자'로 분류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중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홍경민과 그의 파트너 솔비였다. 아무래도 가장 감정이입이 되어서인 것 같다. 흠, 잘 모르겠다. 저런 '착한 남자'는 쉽게 질리나? 아마 알렉스는 여성들이 가장 꿈꾸는 '로망'에 가깝지 않을까 남자로서 조심스레 추측해본다. 뭐, 틀릴수도 있고.

  어쨌거나 로맨스와 관련된 모든 것은 썩 유쾌하지만은 않다. 그래도 쇼 프로그램은 언제나 연예인들의 '로맨스'를 앞에 내세워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고, 또 이렇게 진화한다. 한국식 버라이어티라고 할 수 있는 이 방식, 과연 어디까지 진화할 지 흥미롭다.

  덧. 오늘 나온 여성 출연자 중에서는 장윤정만이 (내게는) 유일한 호감형이다. 조금 보수적인 것이 마음에 안 들긴 했지만. 어휴, 그래봤자 화중지병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