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소설로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071116 본문

저널 / Zenol

071116

zeno 2007. 11. 16. 10:41

  01.

  경제5단체에서 삼성 특검법에 대해 반대한다는 공개 의사를 표명하였다. 미친 것들. 정의는 경제와 동등한, 비교가 가능한 가치가 아니라 가장 기저에 존재하는 가치이다. 바로 층위가 다르다는 것이다. 최소한의 정의가 자리 잡은 위에서 성장이냐, 분배냐를 논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기초적인 관념도 없이 기업 이미지 손상 등을 이유로 삼성 특검에 반대한다는 너희는 인민의 적이다. 당장 삼성의 황제경영을 뛰어넘는 신神경영으로 최소한의 인간적 존엄성도 침해받는 인민의 수가 얼마인 줄은 알고 그러는 것이냐. 나 참 어이가 없어서.


  02.

  프랑스에서 노조 파업이 한창이다. 공교롭게도, 한국에서도 철도 노조 등의 파업 소식이 들려온다. 그런데 이 사안을 보는 신문의 시각은 확연히 갈린다. 어제 한겨레에서는 국제면에서 제 기사를 통해 프랑스 전반에서 파업이 발생하고 있고, 학생 등이 연대를 표명하며 전사회적 상황이 되어 가고 있어 사르코지의 대응에 초미의 관심이 모아진다는 내용으로 서술하는 반면, 오늘 동아일보에서는 서브 탑기사로 독일, 영국 등에 이어 이젠 프랑스에서도 전국민적으로 파업에 반대하는 여론이 모아지고 있다는 내용의 특집 기사를 내보냈다. 보나마나 뻔하다. 사설에서는 철도 노조의 파업에 이 기사를 덧대어가며 '정치적 비난'을 해댔을 것이다. 신문은 결코 가치중립적인 공간이 아니다. 특정 이해세력을 대변하는, 혹은 그들의 영향권에서 자유롭지 못한, 정치 투쟁의 공간이다. 우리는 그 사실을 직시하고, 모든 언론에 대해 비판적인 인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 오늘날 한국인들의 시사를 보는 관점, 세상을 보는 관점 등이 이미 기존에 조중동 등의 보수신문에서 형성해 온 이데올로기적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현실을 봤을 때, 이 점은 명백히 알려져야 한다.

  03.

  카투사는 떨어졌다. 군인도 인간이기에 카투사에게 제공되는 여가 시간 등의 편익을 최소한의 삶의 질이라고 생각해 만족하고 들어가려 했다. 하지만 결국 떨어졌고 문제는 모두 원점으로 돌아왔다. 다시 본질적 문제인 병역거부부터 생각해봐야 한다. 사실 별로 자신은 없다. 그러기엔 넘어야 할 산이 너무도 많다. '순수'만을 좇아 갈 것인지, 비굴하게 '타협'할 것인지는 아직 확신이 안 선다. 당장 인생 계획을 새로 세워야 한다.

  04.

  사람 만나는 거에 지친다. 계속되는 불운에, 살아보려는 발버둥도 힘에 겹다. 이렇게 말라 죽어버리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