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소설로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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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 / Zenol

인간관계

zeno 2007. 6. 25. 23:29
  사실 여름 현장활동에 대한 쪽글을 포스트로 올리려고 했는데 저녁에 일이 생기는 바람에 기분이 급강하 한 탓에 도저히 못 쓰겠다. 이게 다 그놈의 '인간관계' 때문에.
  난 그닥 인간관계를 넓게 맺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뭔가 순식간에 아는 사람이 많아지는 것은 부담스럽달까. 그래서 언제나 내 전략은 slow & steady. 그 때 잡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좋은 거고, 아니면 인연이 아닌거고. 그래서 인간관계가 그닥 넓지는 않다. 때로는 아쉽기도 하다. 그렇지만 일단 아는 사람과 깊어지는 것이 좋다. 그런데 그게 꽤 힘들다.
  성별을 가리지 않고 잘 해주려고 노력하는데 아무래도 이성에게 주의가 더 쏠리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의도적으로 동성에게도 잘해주고자 한다. 과연 제대로 이루어지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러다 보니 상처도 많이 주는 것 같고, 내가 상처도 많이 받는다. 그래서 오늘은 정말 인간관계에 신물이 나버렸다. 내 본성은 그게 아닌데 젠틀하고 댄디해 보이려고 가식의 탈을 뒤집어 쓴 기분이랄까? 성격대로 표출하고 싶은데 혹여나 관계가 깨질까봐 말도 못하고 속으로 삭여야 하고, 늘 그런 것이 반복되고. 그러다가 상대를 좋아하는 것은 아닐까라는 착각에 빠지기도 하고, 한없이 미워지기도 하고.
  어쨌거나 저쨌거나 참아가며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참 피곤하다. 그래서 좀 쉬고 싶다. 어차피 내게 안식이나 기쁨을 주는 상대는 없는데, 굳이 만나면서 스스로를 고문하는 것이 과연 필요할까? 늘 누군가의 관심이나 사랑을 기대하고 갈구하는 사회/관계적 존재인 나이지만 기다림은 꽤 지치는 일이다. 아, 괜히 또 누군가에게 마음 상해서 이렇게 헛소리나 지껄이는 것 같기도 하고, 진짜로 좀 쉬고 싶기도 하고, 정말 안식을 가져다 줄 사람을 만나고 싶기도 하고. 이래저래 싱숭생숭 혹은 우울한 밤.
  블루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