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소설로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소설] 처절한 정원 <★★★★> [미셸 깽/독일/프랑스/나치/비시 정부/아우슈비츠/어릿 광대] 본문

평 / Review

[소설] 처절한 정원 <★★★★> [미셸 깽/독일/프랑스/나치/비시 정부/아우슈비츠/어릿 광대]

zeno 2007. 5. 17. 21:32
처절한 정원
미셸 깽 지음, 이인숙 옮김/문학세계사


  p. 80

  "죽고 사는 일을 타인의 손에 맡기거나, 다른 사람의 목숨을 빼앗는 대가로 자신이 살아난다면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포기하는 것이고, 악이 선을 이기는 것에 동의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네."

  p. 108

  2000년 가을은 작가 미셸 깽에게 최고의 계절이었다. 프랑스의 그르노블에서 있던 책과 영화의 페스티벌에서 "당신은 누구십니까?"라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내가 누구인지 밝혀야 한다면 나는 내가 무슨 일을 하는지로 대답할 수밖에 없습니다. 나는 북부지방 태생입니다. 나의 일은 현실을 바꾸고, 일상 속에 숨어 있는 균열을 창조하고 일상에 주름을 만들고, 걸레질하고, 때로는 일상을 찢어 버리는 것입니다. 즉 일상에 의심을 품게 하는 일이죠. 거기에 바로 소설의 검은 색깔(프랑스에서는 탐정소설을 검은 소설이라고 불는데 여기서 검은 색깔은 바로 탐정소설의 색깔을 일컫는다)이 깃들어 있는 것입니다. 인물들과 독자들에게 나는 누구인가라는 의문을 품게 하는 것입니다."

  사회대 도서전을 하길래 아무래도 한권쯤은 팔아주어야겠다 싶었다. 마침 '그나마' 조금은 가깝다고 생각하는 친구이자 후배인 녀석이 사달라길래 고민하다 고른 것. 사실 내가 안 읽은 책이었기에 망설였다. 얇기도 엄쳥 얇고. 하필이면 내가 사주고 싶은 책들은 이미 읽었거나 다른 선배들이 사주기로 했다니.
  얇기도 하고, 소설이길래 집에 오는 길에 읽었다. 결과는, 만족! 짧지만, 스토리도 탄탄하고, 무엇보다 재미가 있다. 그리고 느끼는 바도 있고. 두께에 비해 가격이 세다고 느끼는 분들, 샀으면 좋겠지만 - 출판시장의 부흥을 위하여 - 그래도 돈이 아깝다 생각되면 빌려서라도 한번쯤 보시길. 한 시간이면 읽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