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소설로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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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 / Zenol

눈물

zeno 2007. 4. 19. 00:43
  요 며칠 계속 속울음만 삼키다가 조금 울었어요. 적군의 '다행이다'를 참지 못하고 인터넷에서 찾아 들었거든요. 굳이 가사가 와닿든, 와닿지않든, 연인에 대한 사랑을 노래하든, 노래하지않든, 전혀 상관 없어요. 그냥, 그냥, 그냥, 적군의 목소리와 노래가 좋아서 우는 거거든요. 지난 2005년 12월, 강원도 한 골짜기 골방에서 딱 이 시간쯤 패닉 4집 선공개된 곡들을 역시 컴퓨터로 들으면서 초큼 울었었어요. 그저, 좋더라구요.
  이제 자려구요. 더 듣다가는 그냥 외워버릴 것 같아요, 원래 시디 사서 처음 들으려던 건데. 집에 오는 길에 너무 우울하길래 전화할 사람을 찾았는데 마땅한 사람도 없고, 집에 오는 길에 통화한 사람한테 초큼 마음이 상했고, 집에 들어와서도 풀리지 않았어요. 그래서 조금이나마 위안 삼으려고 들은 거였어요.
  그랬더니, 초큼 마음이 풀리더라구요. 정말 '다행'이에요. 나날이 진화해가는 그의 음악을 들으면서 기쁨과 슬픔이 교차했었는데, 적어도 지금은 기쁨 뿐이네요. 눈에서부터 흐르는 눈물의 감촉도 좋고, 오랜만에 맛보는 눈물의 짠맛도 좋고. 정말 '다행'이에요.
  오늘 앨범을 살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네요. 꼭 그랬으면 좋겠는데. 선물로 줬으면 싶은 사람도 있고, 빨리 들으면서 위안 삼고 싶은 마음도 있거든요. 잔인한 달 4월, 쓰러져가던 삶에 한줄기 위안이 되는 것 같아 정말 '다행'이에요.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