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소설로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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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 / Zenol

집중

zeno 2007. 3. 4. 20:59
  삶을 살아가면서 하게 되는 일 중 과연 집중하지 않아도 될 일이 얼마나 있겠느냐만 아무래도 '집중'에 좀 더 신경을 써야겠다. 문자 그대로 '몰아치는' 일 들 중에서 일의 무게에 눌려서 칭얼대고 허우적대다가 아무것도 못할 바에야 하나씩이라도 제대로 집중해서 차근차근 해 나가는 게 더 나을 것 같다.
  그래서 블로그 글도 집중해서 쓸 생각이다. 지금 쓰다만 것들, 주제만 써논 것들, 쓰려고 생각했다가 까먹은 것들, 핸드폰 메모장에 적어놓은 것들, 등등등, 글감에 치이기만 하고 정작 쓰지는 않고 있는데, '시급성'을 따져서 하나씩 하나씩 써나가야겠다.
  그래서 지금 쓰려는 건, 음, 뭐랄까. 한 친구에게 하고픈, 하지만 다른 친구들도 들어줬으면 하는 편지, 정도? 사실 그 친구의 블로그 글을 보고 댓글을 달까 하다가 댓글 달기가 좀 그래서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다.
  신준위 행사에서 '누나들' - 내게는 동기 여학우들도 다 '누나들'이다. - 이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남아있는 '누나들'이 더 힘들어하는 것 같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고민하는 누나도 있고, 안절부절안절부절 못하는 누나도 있다. 내가 감히 '이해'한다고 얘기도 못하겠지만 - 그게 내가 '남자'여서인지, '어려서'인지는 모르겠지만 - 안타깝다. 미안하다. 가슴이 아프다. 덧글로 위로하고 싶었지만, 위로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 정도는 알 것 같아서 하지 않았다. 그렇게 '누나들'이 사라진 것에 내가 '공범'으로 일조한 것 같아 한 없이 마음이 어려울 따름이다. 나도 '누나들'이 떠나게 된 그 자리들이 불편하다고, 있기 싫다고 매일 징징대는데 '누나들'에겐 나보단 수백만배 쯤 더 힘든 자리였을 것 같아 미안하다.
  혹자는 이제 막바지라고 하지만 - 나도 그렇게 종종 얘기한다. - 아닌 것 같다. 이제 또 시작이다. 그 시작을 지나 전개될 시간들 속에서 '누나들'이 사라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또 내가 그 속에서 '누나들'을 사라지게 만들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