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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소설로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별러오던 길을 떠나기까지 20분 쯤 남았다. 잠을 못자서 그런지 일상과 분리가 될 되어서 그런지 멍한데, 열흘 뒤엔 바라는 상태가 될 수 있을까? 모르겠다. 희망하긴 하는데, 요즘 새삼스럽게 사는 게 어렵다는 걸 체감하고 있다보니 자신은 없네. 술만 진탕 먹다 와도 좋으려나 ㅎㅎ 구조를 비난한다는 점에서 나는 구조주의자지만, 무기력을 핑계 삼는 개인의 비겁도 싫어하다보니.. 그나저나 재밌는 사실은 사람들이 정말 눈치를 많이 본다는 것. 텅 빈 에스컬레이터에는 아무도 타지 않고, 옆에 꽉 들어찬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아무도 없는 무료 인터넷 라운지에는 들어가지 않고.. 그냥 꼴리는 대로 사는 것이 편리하다. 안녕!
가을이네요. 가을이 가기 전에 춘천가는 기차, 를 타야겠어요. 가서 막국수도 먹고, 닭갈비도 먹고! 같이 기차 탈 사람을 찾습니다! 10월 말이나 11월 초 쯤에 갈 생각이고요. 성별 나이 제한 없습니다. 관심있으신 분 댓글 달아주세요! 자세한 계획은 추후 업뎃!
보통의 존재 - 이석원 지음/달 아름다운 것 p. 21. 그때 칠흑같이 어두운 속초 앞 밤바다에, 마치 물 위에 잠실야구장이 몇 개나 떠 있는 것 마냥 무섭도록 환한 불빛들이 수백 척의 오징어잡이배에서 쏟아져나오던 광경을 어떻게 잊을 수가 있을까. 나는 내가 본 아름다운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귀한 것. 오직 너에게만 보여주고 싶은 것. 연애의 풍경 p. 104. 난 여자가 사랑에 완벽하게 빠졌을 때 어떤 표정을 짓는지 안다. 상대에 대한 애정과 사랑이 너무나 충만해서, 기쁨에 겨워 눈은 반쯤 감긴 채 마치 꿈을 꾸는 듯한 얼굴로 누군가를 한없이 바라보는 바로 그 표정. 이석원이 행복하게 늙어가기를 바란다.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가족 여행으로 일본 다녀와요. 늦은 감은 있지만 엽서 받고 싶으신 분들은 비밀댓글 남겨주세요. 덧. 각종 시험 시즌이 왔네요. 일일이 연락하지는 못하지만 시험 보는 모든 사람들, 화이팅!
스카우팅을 하다보니 캠핑이 좋아졌다. 2년 전 이맘 때, 어느 성당의 초등학생들을 데리고 가는 캠핑을 도와주러 갔었는데, 참 좋았다. 물론 엄청 추웠지만, 옷을 워낙 많이 챙겨간 탓에 (20키로 배낭을 가득 채워가 사람들이 다들 히말라야 원정가냐고 놀릴 정도였다;;) 따뜻하게 지낼 수 있었다. 몸이 아프니 (플루는 거의 다 나은 것 같은데 어제부터 이상하게 목 주변이 뻐근하고, 오늘은 하루종일 잠만 온다.) 아무 것도 하기가 귀찮고, 내일 학교를 갈까 말까 고민중이라 컴퓨터로 1박2일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봤는데, 아, 캠핑이 가고 싶다. 그런데 아마 이번 계절에는 힘들 것 같다. 플루가 낫는 다 하더라도 최소 몇 주는 몸조리에 신경써야 할 것 같은 기분? 아아, 그래도 텐트치고, 밖에서 음식 해먹고 (..
지난 주말 요세미티에 다녀왔습니다. 오늘 한국에서 친구가 놀러와서 떠나기 전에 이곳 사람들이랑 간 전초전 성격의 여행이었습니다. 오늘 오후부터 2주 가량 여행을 떠납니다. 대략적인 여정은 LA - 라스 베가스 - 그랜드 캐년 - 요세미티로 잡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동안은 인터넷을 잘 못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실 말씀이 있으신 분은 이 포스팅에 달아주시거나 이메일을 보내주시면 되겠습니다. 제각기 한국과 미국의 번호를 갖고 있는 휴대폰 2개 역시 지참하니 그것을 통해 연락하셔도 됩니다. 써서 부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혹시 특정 지역에서 보내는 엽서를 받고 싶으신 분은 장소와 주소를 알려 주세요. 6월의 시작이네요. 무더위에 말라비틀어지지 마시길. :)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 - 김영하 지음/문학과지성사 p. 196 여행이란 그렇다. 그것이 일이든 여가이든 오래 하다 보면 묵은 상처들이 드러난다. 그게 서로에게 소금이 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약이 된다. 조그만 외로움도 증폭되어 서로에게 전가된다. 차가운 도시 남자 김영하의 초기작이다. PC통신이 주로 등장하는 것만으로도 90년대 도시의 느낌이 물씬 난다. 전반적으로 좋다. 역시 김영하는 단편이 장편보다 나은 듯. 그는 정말 영리한 작가다.
후퇴, 퇴각, 은둔이란 뜻만을 갖고 있는 줄 알았던 retreat라는 단어에 '피정'이라는 뜻도 있군요. 잠시 후부터 1박 2일간 이 것으로 떠납니다. 들어온 기숙사에서 신입생만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이라네요. 캘리포니아 주에 있는 Walker Creek라는 목장에 가서 이것저것 하는데, 결국 한국식으로 말하자면 MT랑 비슷하네요. 사람들이랑 친해지고, 기숙사 생활에 대한 이야기 듣고, 자연경관 보고 한다니까요. 내일 저녁에 돌아올 계획이라 잠시동안 히키코모리 생활을 청산할 것 같네요. 사실 지난 며칠 간의 생활은 하루종일 컴퓨터 하면서 때 되면 식당가서 밥먹고, 공적인 일 있을 때만 나가고, 정말 하루 종일 방에 있는 날은 억지로 나가서 한 시간 정도 햇볕 쬐고. -_-;;; 이 생활도 나름 편하더라..
나의 장기 2008년이 끝났다. '장기'라는 개념은 말 그대로 long period를 의미하는 것으로써 대표적인 사례로는 1789년부터 1914년까지를 영국의 역사학자 홉스봄이 '장기 19세기'라고 일컬은 것을 들 수 있겠다. 같은 맥락에서, 내게 2008년은 단순히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가 아니라, 2009년 1월 10일을 경계로 종료되는 시간이라고 할 수 있다. 오늘 이후로 사용하는 시간대가 다르고, 공간적 맥락이 전혀 다른 곳에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게 되기 때문이다. 사실 생활 공간이 바뀐다고 해서 사람이 바뀌지는 않는다. 그리고 딱히 '새로운 각오' 같은 것을 하고 있지도 않다. 그저 나라는 인간의 삶의 궤적이 이어지되, 조금 다르게 이어지는 것일 뿐이다. 이 같은 연속적 인식은 사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