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연애 (15)
. 나의 소설로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보통의 존재 - 이석원 지음/달 아름다운 것 p. 21. 그때 칠흑같이 어두운 속초 앞 밤바다에, 마치 물 위에 잠실야구장이 몇 개나 떠 있는 것 마냥 무섭도록 환한 불빛들이 수백 척의 오징어잡이배에서 쏟아져나오던 광경을 어떻게 잊을 수가 있을까. 나는 내가 본 아름다운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귀한 것. 오직 너에게만 보여주고 싶은 것. 연애의 풍경 p. 104. 난 여자가 사랑에 완벽하게 빠졌을 때 어떤 표정을 짓는지 안다. 상대에 대한 애정과 사랑이 너무나 충만해서, 기쁨에 겨워 눈은 반쯤 감긴 채 마치 꿈을 꾸는 듯한 얼굴로 누군가를 한없이 바라보는 바로 그 표정. 이석원이 행복하게 늙어가기를 바란다.
한 편의 영화가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꾸기도 한다. 내게는 이 그러하다. 단 하나의 대사. "왜 그랬어요?" 이미 끝나버린 일을 놓고 왜 그랬냐고 상대에게 힐난하듯이 묻는 이 말은 그야말로 덧없다. 그래서 이병헌은 이 말만을 반복하며 죽어갔다. 스스로의 과거를 생각하지 못하고 타인에게서만 자신에게 벌어진 일의 원인을 찾으려는 이 말은, 아무런 답도 안겨주지 못한다. 그래서 삶이 바뀌었다. 다른 사람에게 이유를 묻기보다는 스스로에게서 답을 찾으려고 했다. 물론 그게 아직까지 몸에 다 배지는 못했다. 아직까지도 "왜 그랬어요?"라고 묻고 싶은 사람이 여럿 있다. 하지만 물어선 안 된다. 물어봤자 원하는 답을 들을 수도 없고, 관계만 어색해질 뿐이다. 그래서 그 물음은 속으로 삼켜져야만 한다. 울음이 그렇듯이...
프레시안 : "진중권에 대한 비열하고 치사한 탄압을 중단하라" / '괴짜' 지식인 4인 대담…"웃다가, 울면서 행복했다" (링크 따라가면 대담회 내용 더 있음) / "이명박은 우리를 괴롭히러 온 외계인이 아닙니다" 임시연습장 : "진중권 지키기, 2차 서명" ( 에 공저자로 참여하긴 했는데, 그럼 나도 '인문사회과학 저자'라는 타이틀을 달고 저기 참여할 수 있는건가 -_-; 아, 고민된다. 여튼, 사람이 좀 많이 참여했으면 좋겠다.) / "인민노련, 연구진을 짜다..." (모처럼 기대되는 책이다. 2명의 학부생 공저자가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부디 성공하길 바란다.) / "새로 시작된 연인을 위하여..." (아, 부럽다.) / "강의 사보타지는 어떨까..." / "철학과 학생들" / "보자 보자 하니 보자..
매일 싼 잘 곳을 찾아 움직이다 보니 인터넷을 하기도 하고 못하기도 한다. 이틀 정도 만에 들어간 리더에 온갖 글이 다 수집되어 있길래 훑어보는데 김규항의 글이 참 좋았다. 나도 "대기업 그만둬도 잘 살 수 있어"라는 말을 할 수 있는 여자를 만나고 싶다. 그런 사람이 곁에 있다면, 큰 힘이 될 거다. 물론 그렇지 않은 상대에게 그러기를 강제로 요구할 수는 없지. 애초에 그런 사람을 만났으면, 하고 바랄 수 밖에. 상대를 바꾸려는 노력은 분명 가치 있는 행위이지만 지나친 기대를 할 수는 없다. 사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내가 상대에게 저런 남자가 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심지가 좀 더 굳어져야 한다.
최근 연애에 관해 감명 깊은 구절을 봤다. 사랑도 받아본 사람이 잘 받지, 못 받아보던 사람은 줘도 못 받아서 허우적대고, 상대를 피곤하게 한다고. 맞는 말 같다. 그래서 어렸을 때 연애를 해봐야 하나보다. 경험이 좀 있더라면 잘 할 수 있을텐데 그렇지 못해서 어설픔만 반복하다가 실패로 끝났던 것 같다. 줄 줄만 알지, 받을 줄 모른다는 것도 큰 병인 것 같다. 그 주는 것마저 순수하지 못해서 상대를 힘들게 만드는 것 같고. 상처 줄 것이 겁나고, 상처 받을 것이 겁난다면 연애를 하지 않는 것이 맞다. 서로를 위해서다. 파국을 두려워해서 시작하지 못하는 것은 바보같은 짓이지만, 파국으로 끝날 것을 알면서도 시작하려는 연인들은 말리고 싶다. 성급한 욕망에 몸을 맡기다가는 정말 파국만 맛보게 될지도 모른다...
그 남자 그 여자 - 이미나 지음/랜덤하우스코리아 말머리를 달기가 어려웠다. 에세이로 분류해야 할지, 연애로 분류해야 할지, 잡문으로 분류해야 할지. 알라딘의 분류는 '예술/대중문화.' 그래서 이를 따르기로 했다. 긴 말을 하지 않아도 감이 올 것이다. 이 책의 성격이 얼마나 불분명한가를. 간략하게 소개하자면, 연애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 대해 '남자'와 '여자'의 시각에서 쓴 1페이지 짜리 짧은 글들이 수백개가 실려 있다. 책 안에 있는 소개로는 '이소라의 음악도시'에 실렸던 내용이라 한다. 굳이 평가할 만한 것이 없다. 그 안에 글이라고 있는 것이 활자화되어 인쇄되어 있긴 하나 '예술'이라 부르기에는 아무런 예술성도 갖추고 있지 못하고, 책을 9500원이나 주고 사기에는 차라리 2500원 더 보..
살다보면 주제에 과분하게 연애 상담을 하게 될 때가 있다. 오늘도 한 소년의 이야기를 들으며 떠오른 생각은 그거다. 홀로서기. 연애를 하려면, 그 전에 혼자 제대로 설 줄, 완전히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는 홀로됨을 견딜 수 있는 것이 필요하다. 그것이 전제되지 않는 한, 연애는 끊임없이 실패하고, 짧게 끝날 수 밖에 없고, 그 과정에서 서로 상처를 쌓아가는 삶의 궤적이 될 수 밖에 없다. 사실 이 말은 당장 절실한 사람에게 매우 무책임하게 들릴 수도 있고, 아무런 합리성이 없게 여겨질 수 있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시간은 알게 해준다. 결국 둘이 만나서 행복하려면, 각자 미리 행복했어야 한다는 것을. 그와 그녀의 사랑이 부디 끊어지지 않기를 기원한다.
Daily 아침밥 먹는다 8시 이전에 일어난다 잠은 12시안에 잔다 방청소를 좋아한다 잠이 많다 일기를 쓴다 잠잘때 인형을 안고잔다 쉴새없이 냉장고를 연다 잠잘때는 노브라(노팬티)다 화장실에 앉아있는 시간이 길다 시계를 자주본다 phone 문자하는 이성은 한명이다 맨날 내가 먼저 문자를 한다 핸드폰배경화면은 내 사진이다 내 얼굴에 자신있기 때문이다 핸드폰산지 한 달도 안됐다 발신제한으로 전화 온 적있다 발신제한으로 전화 한 적있다 좋아하는사람 번호정도는 외운다 핸드폰이 땅에 떨어져도 무덤덤하다 이성과 하루에 문자를 100통 넘게해봤다 핸드폰 잃어버린적있다 romance 남의 애인을 뺏어본적이있다 친구몰래친구애인을만난적있다 지금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 길가다가 모르는 이성에게 윙크를 한 적이있다 누가 날 좋..
불량소녀 백서 - 김현진 지음/한겨레출판 p. 56 살면서 가장 편한 길은 기존에 닦여져 있는 길 위로 그대로 걸어가는, 기존 제도를 답습하는 길이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안다. '귀차니즘'은 인류의 어떤 이즘보다 우선한다! 그러나 시간과 정성을 기울여 얻지 않은 것은 그만큼 자신에게 소중하게 느껴지지 않는 법이다. p. 65 하지만 매일같이 성난 암고양이로 살 수는 없다. 무엇보다 화를 낸다는 것은 우리의 소중한 에너지를 소모하는 행위고, 우리들이 살기에는 세상에 화나는 일이 꽤나 많고 우리에게 날아오는 쓸데없는 소리는 빗자루로 쓸면 열 포대 채울 정도로 많기 때문에 여기에 일일이 화를 냈다가는 서른도 되기 전에 고혈압으로 죽을지도 모른다. 누구 좋으라고! 좋은 일도 많이 해서 후배 불량소녀들에게 더 좋은..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 공지영 지음/오픈하우스 p. 13 '어떤 남자를 만나야 돼?' 하고 물으면 10자 이내로 대답하라고 하면 엄마는 우선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어. '잘 헤어질 수 있는 남자를 만나라.' 그래, 예전에 이런 말을 했을 때, 네가 깜짝 놀라던 걸 엄마는 기억해. 누가 엄마에게 요청하지도 않겠지만 엄마는 주례를 설 때도 그런 말을 해주고 싶어. '혹시 이혼하게 되더라도 서로에게 좋은 사람으로 남을 그런 결혼을 이어 가십시오' 하고. 어떤 사람을 만나거든 잘 살펴봐. 그가 헤어질 때 정말 좋게 헤어질 사람인지를 말이야. 헤어짐을 예의 바르고 아쉽게 만들고 영원히 좋은 사람으로 기억나며 그 사람을 알았던 것이 내 인생에 분명 하나의 행운이었다고 생각되어질 그런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