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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소설로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오랜만에 일기장을 펴들었다. 무려 안 쓴지 6개월. 잠시만, 잠시만, 하고 미루다보니 반년이 화살같이 지나갔구나. 화들짝 놀라버렸네. 다시금 시작해보련다. 책상에 놓아두니 자꾸 잊거나 미뤄지니 항상 갖고 다녀봐야지. 지난 몇 달동안 거의 일기장처럼 써오던 이 블로그라는 공간에 쓰려하지만 바쁘다는 이유로 잊고 지나가는 그런 이야기들, 적어봐야지. 역시 아직까지는 오프라인이 온라인보다 더 애틋한 것 같다. 그럼, 이제 이 공간도 조금은 멀어지겠지. 밤공기나 서늘하다 못해 싸늘하다. 낮에는 참 더웠는데. 기분 탓일까, 시험 공부를 하기 싫은 탓일까, 아님 진짜일까. 싸늘한 봄 밤이 쓸쓸한 것은. 집에 있다보니 계속 컴퓨터를 들락날락하는데, 시험 기간이라 그런지 역시 사람들이 많이 보이지 않는다. 나라는 녀석은..
결국 사고 쳤다. 사진 찍으려고 돌아 다니다가 미끄러져서 산지 한달 밖에 안 된 렌즈를 깨먹었다. 흐으, 무려 거금 십만원이 들어간건데 ㅠ 게다가 안에서도 박살이 났는지 렌즈와 바디가 분리가 안 된다. 아, 바디까지 나갔으면 정말 안 되는데 ㅠ 13일의 금요일, 결국 이렇게 사고가 나다니. 사실 오전의 불운들은 일상적인 거라 넘어가려고 했는데, 이 사고는 초큼 데미지가 크다. 버로우 해서 보이지 않는다면 서울 어디선가 알바중이라고 생각해 주시길 ㅠ 덧. 총엠은 새내기 쇼 때까지 재밌어서 기대 이상이었는데 그 이후 완전.. 내가 다가가지 않아서였을까, 아니면 다가갈 수 없었기 때문일까, 아무도 다가와 주지 않았기 때문일까. 덧2. 벌써 4월의 딱 절반이다. 잔인한 달, 정말 잔인하게 빨리 가는 걸? ㅠ
하고 싶은 말이 심장 오른쪽 흉부 전면에 켜켜이 쌓여 있다. 이 사람 저 사람에게, 요 얘기 조 얘기를, 그렇게 또 그렇게 하고 싶어서. 하지만 하기 힘든 게 현실이다. 그래서 '하지 않은 말'이 아니라, '하기 힘든 말'이다. 전면에서는 하기 힘들어서이기도 하고, 자신이 없어서이기도 하고, 답답해서이기도 하니까. 사실 지금 제대로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이렇게 끄적이는 걸로. 너무나도 꼬이고, 삭았고, 얼룩져 있고, 상처 투성이인 마음이 풀어질 수 있을까. 특정 인에게만 해당할지도 모르는 이야기이니, 본인이 아닐 성 싶으면 보지 않으셔도 좋을 듯. 지금부터 내가 하려는 이야기는 당신의 이야기일 수도, 아닐 수도 있습니다. 다시금 당부 드리건대, 아니다 싶으면 안 읽으셔도 돼요. 아, 이렇게 '장치'..
하루 종일 연속되는 불운을 탓하며, 수업에서 계속 자고 스스로를 탓하며, 너무나도 빨리 가는 시간을 탓하며, 있다 보니 어느덧 새벽 1시. 본래 쓰려던 글은 많지만, '피곤'이라는 변명으로 덮어야지. 내일 일찍 돌아온다면 조금 끼적일수도. 후후. '배려'와 '경제학부', 그리고 '무엇'?
방문객이 갑자기 왜 이리 많아졌나 했더니 영화 '브레이크 업'과 '장미의 이름' 평이 다음 같은 포탈사이트에 블로그 글로 올라가서 였다. 내 글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런 곳에서 검색되다니 뭔가 기분 오묘한데?!
감기에 걸린지 일주일이 넘었다. 콜록콜록 거리는 기침, 내가 뭐라고 지껄이는지, 무슨 말을 하고픈건지도 잘 모르면서 되는대로 주워섬겼던 말들, 지나친 기침의 연속으로 찾아온 머리가 쪼개지는 듯한 두통, 약 때문인지 아파서인지 하루 종일 나른해서 매 수업에서 잤던 날들, 태어나서 이렇게 오랫동안 쉬어본 적이 없을 정도로 오래 쉰 상태인 목소리, 지쳐가는 나날들, 아무도 챙겨주지 않는 발대식에서 혼자 툴툴대며 재미없다고 찌질대고 있던 시간들, 한동안 답을 찾아오다가 누군가의 말로 조금이나마 깨달음을 얻은 것 같은 대화, 그동안 말로만 들었을 뿐 보지 못했고 그래서 느끼지 못했던 누군가의 눈물, 그 눈물을 보고 든 후회와 반성 그리고 애정, 그 와중에 잔머리를 굴려 비오는 사이로 사람들을 데려다 주던 센스, ..
그냥, 침대에 누워 엠피로 라디오스타 봤는데 최정윤이 취하는 장면 보면서 문득 '취하고 싶어지더라. 보면서 잠시 생각해보니 난 지금까지 술에 취해 정신을 잃은 적이 없더라구. 매 술자리마다 조금만 마시거나, 많이 마시더라도 천천히 마시거나, 마시다가 '어느 정도'에서 그치거나. '나는 감정이 없는 기계가 아니다'라고 스스로 주장하며 마치 나 혼자 '감정'이 살아있는 척 하지만, 항상 술 마실때면 '이성'의 끈을 끝까지 놓지 않고 어느 정도 선에서 '절제'해 왔다. 결국 난 '감정'에 충실한 짐승이기보다는 기계에 가까운건가. 항상 절제하는 모습만을 보였는지, 대학 사람들은 대부분 내가 술을 '전혀' 못 마시거나, '조금'밖에 못 마시는 줄 안다. 그런데 고등학교 친구들은 내가 술이 '세다'고 말하곤 한다...
나와 정확히 '인식'과 '사고'와 '표현'이 일치 하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건 그렇다고 쳐도, 내가 나랑 가깝다고 생각하는 '친구'마저도 큰 '차이'가 있다. 그 '간극'을 좁히기란 몹시 힘든 것 같다. 아무리 '다원주의'가 존중받아야 한다고 하더라도 근본적인 '차이'를 '이해'하라는 건 내게는 상당한' 폭력'이다. 자꾸 내가 나와 '다른' 사람들에게 '실망'하는 것 같아서 괴롭다. 아, 제길.
오랜만에 폰에 저장되어 있는 사진들을 보다보니 이것 저것 잡다하게 찍어둔 것들이 꽤 된다. 그냥 혼자 자족하려고 찍었던 것이 아니라 언젠가는 남들에게 얘기하고 싶었던 것들을 찍어뒀던 거니 - 사실 찍어놓고 까먹었다가 오늘에서야 깨달았다. - 조금 옮겨보려 한다. 혁명의 시대, 에릭 홉스봄, p.177 젊은 보나파르트처럼 책을 탐독하고 서투른 시와 소설을 끼적거리며 루소를 숭배했던 젊은 지식인 지난 8월 초 동아일보 기사 中 경기동 (19 서울대 사회과학대) 씨는 "입학하자마자 학과 공부는 뒤로 한 채 행정고시 준비에만 매달리는 신입생이 상당수"라고 말했다. 아마 학생회 선거기간 동안 평화지킴이 선본에서 사용했던 문구 "생존을 부르짖는 민중들의 절규가 한낱 소음으로밖에 들리지 않는가" 참 잡다한 내용들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