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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소설로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마르셀 뒤샹, Bottle Rack "중세 서양에서 썼던 고문도구처럼 보이기도 하고, 냇가에서 고기잡을 때 쓰는 통발 같아 보이기도 한다. 각 단(층)마다 접합되어 있는 돌기들이 무규칙적으로 있는 것을 보아 단순한 철제골조물이 아니라 발산의 느낌을 표현한 듯 하다. 뒤로 갈수록 좁아지는 구조물의 형태는 거꾸로 수렴을 느끼게 한다. 수렴과 발산이 동시에 나타나는 인간의 양가적 감정같다. 원형의 크기가 커져도, 작아져도 돌기(인간)간 거리는 변하지 않는다. 변하지 않는 인간 간의 최소한의 거리의 상징이다." 사진에 있는 뒤샹의 작품을 본 뒤 했던 단평이다. 쓰고 나서 다른 사람들의 평을 들은 뒤에야 스스로가 얼마나 현학적인지 깨닫게 되었다. 심지어, 이것이 어떠한 심미적 가치를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맥주..
살면서 이런 날이 있을까 싶다. 살면서 '나' 자신의 일이 아닌 '타인'의 일 때문에 '길일'이라고 여길 날이. 오늘이 바로 그런 날이다. 토속신앙에서는 오늘을 올해 첫 길일로 꼽나 보다. 지인 중에 무려 세 커플이나 결혼을 했다. 그렇다. 이 글은 그들을 축하하기 위한 글이다. 특히 그 중에서 사실상 진정한 의미의 '지인'이라 부를 만한 김도원 씨의 결혼을 축하하고 싶다. 그의 사람됨을 알아서 그런지, 오늘 결혼식장에서 본 그의 모습은 정말 태어나서 처음으로 '멋있다'고 여겨졌다. (난 만약 결혼하게 되면 뭐하지... 기타 못 치는데... 그냥 MR 깔아놓고 노래 불러야 하나... 노래는 내가 도원이 형보다 잘 부를 듯...) 신부에 대한 애정이 느껴져서 참 보기 좋았다. 그/녀를 둘러싸고 있는 '기독..
대학에 와서 통섭 이야기를 들은지도 벌써 5년째다. 그 쪽 공부를 해본게 아니라 단언은 못하지만, 최재천을 필두로 한 한국 학계 내의 통섭론자들에 대한 비판이 많다. 참고할만한 흥미로운 비판을 읽게 되어 소개한다. 라캉주의를 통한 한국 사회 읽기에 매진하고 있는 이택광의 글이다. 그의 글을 읽으면 라캉주의는 참 매력적으로 여겨진다. 물론 라캉 읽기를 시도했다가 실패한 전력이 있지만.. 그 자체로 통섭론은 아니지만 다윈주의 혹은 사회생물학의 흐름에 대한 또 다른 흥미로운 글이 있다. 문병준의 글이다. 분과학문이 고착화된 현대의 학계 관행을 비판하는 흐름은 늘 있어 왔다. 하지만 비판이 대안의 모색으로 이어지는 경향은 딱히 없었던 것 같다. 인문사회과학도를 자처하는 필자로서 스스로의 게으름을 탓해야 하는 이..
중상주의하 영국에서 노동을 조직하는 법령으로는 직인법과 구빈법이 있었다. 1563년에 만들어져 1795년까지 존속하며 국가 가부장주의를 대변했던 직인법은 전국적 노동 조직의 대강을 규정했다. 구빈법은 몸이 성한 빈민으로 하여금 지방 차원의 행정을 담당하던 교구의 통제에 따라 노동하도록 규정함으로써 이를 보충하였다. 빈민 구호는 지대 수입에 근거해 모든 이들로부터 징수된 빈민 구호 지방세rates를 통해 조달되었다. 참고로, 빈민이란 토지에 기반한 계급 외 전체라 할 수 있는 일반 민중과 사실상의 동의어로써 구호 대상 극빈자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까지 포괄하는 개념이었다. 그런데 직인법과 구빈법이 합쳐진 노동법Code of Labor 체계는 전국적 노동을 가능하게 했지만 지방적 구호를 야기하는 등 일관성이 ..
18세기 사회는 시장의 부속물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서 저항했다. 대표적인 예로, 스피넘랜드 법Speenhamland Law은 영국의 농촌에서 노동 시장이 형성되는 것을 그 법이 제정된 1795년부터 1834년까지 막아냈다. 이 법은 모든 민중들이 앞 다퉈 자유 노동시장의 등장을 요구할 때까지 존속하며 시장경제의 자기조정을 방해했다. 스피넘랜드 법 이전부터 노동이 토지나 화폐보다 늦게 시장에 상품으로 나오도록 막았던 법이 바로 1662년에 제정된 정주법인데, 이로 인해 농촌 노동자들이 교구에 묶임으로써 전국적 노동 시장의 형성이 1795년까지 늦춰졌다. 그런데 전통적인 국가 가부장주의의 노동 조직 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노동자의 임금을 최소 수준에서 보조하는 ‘수당 체계’를 도입하는 스피넘랜드 법이 전국적으..
19세기의 시장경제가 등장하기 이전의 시장은 분명 사회 체제에 흡수되어 있는 경제 체제의 일부에 불과했고, 시장 역시 자기조정은커녕 중상주의 이후의 국가 규제를 통해 전국적으로 확대될 수 있었다. 시장경제의 자기조정 메커니즘은 인간이 화폐 수익 극대화를 달성하려는 존재이며 경제의 재화의 생산 및 분배가 모두 여러 가지 가격에 의해서 이루어진다는 것을 전제한다. 한편, 모든 생산은 이제 시장에서의 판매를 위해서 이루어지는데, 그 결과 재화뿐만 아니라 노동 ‧ 토지 ‧ 화폐 같은 생산 요소 역시 시장에서 상품으로써 거래되게 된다. 그리고 각각의 가격은 임금 ‧ 지대 ‧ 이자라고 불리어 각각의 생산자의 소득이 된다. 그리고 시장만이 경제 영역을 담당하는 권력이어야 하고, 정부의 정책과 법안은 시장의 영역을 침..
엄마가 이제 1주일 뒤면 50이 된다. 요즘 연애를 하는데 엄마가 별 신경을 안 써서 그런지, 도리어 내가 신경이 쓰인다. 어제 애인이랑 내년도 다이어리를 같이 샀는데, 그래서인가 오늘 한겨레를 읽는데 레드 다이어리라는 것을 소개하는 기사가 눈에 들어왔다. 중장년 여성들을 위한 다이어리란다. 솔직히 가격대가 조금 부담되기는 하는데, 좋은 데 쓰이는 거고, 엄마에게 사주고 싶은 생각이 불쑥 들어 고민중이다. 사실 엄마가 평소에 내 또래 여성들처럼 다이어리를 쓰는 건 아니고, 기껏해야 아빠 회사에서 해마다 나오는 다이어리를 달력을 겸한 메모장 정도로 쓰는 게 전부라 괜한 짓을 하는가 싶기도 한데, 그래도 50이라는 나이의 상징성도 있고, 내가 커서 그런가 엄마가 부쩍 늙어가는게 느껴지고, 애인에게 하는 만큼..
지난 16일에 마지막 경제학부 시험이 끝난 뒤 컴퓨터를 잘 하지 않았다. 한 3~4일에 한번 정도씩?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블로그 포스팅도 뜸해졌다. 혹자는 연애사업에 골몰하기 때문이 아니냐는데, 그런 건 아니다. 그냥 요즘 모든 일을 뒤로 미뤄놓고 놀다 보니. 다시 슬슬 돌아가야겠다 싶어서 포스팅을 이렇게. 그냥 요즘 군대와 대학원을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중이라 머리가 복잡하다. 겨울 기념으로 방 정리도 하고, 시작한 계절학기 공부도 조금 하고, 잠도 좀 자다보면 컴퓨터와 또 멀어질지도 모르겠다. 조금 늦었지만 메리 크리스마스!
보름 쯤 전에 졸업논문을 쓰기 위해 맑스의 을 보다 문득 네개의 문장이 생각났다. 내용이 평소의 세계관을 반영하는 것인지, 때문인지, 그것이 분석하고 있는 자본주의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런데 은근히 라임이 맞는 것 같다. 한번 소리내 발음해보시고 평가해주시라. Life is somewhat nothing. Everything goes crazy. Fucking world is now collapsing. This is all the story. 아, 이 때 중요한 것이 영어로 랩하듯이 호흡을 맞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덧. 이 네 문장의 함의를 맞추는 분께는 센스를 인정해 드리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