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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소설로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7년의 밤 - 정유정 지음/은행나무단평이다. 간만에 베스트 셀러다운 소설을 만났다. 그야말로 압도적인 이야기가 독자를 위압한다. 충분한 양은 불볕더위를 피해 일상을 벗어나길 꿈꾸는 소시민에게 적절하다. 읽는 내내 영화의 한 장면이 떠오르는 훌륭한 이야기였다. 이야기만으로 소설(가)의 가치를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재밌는 이야기가 소설의 가장 큰 매력임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가격도 다른 소설에 비하면 과하지 않으니 더욱 좋을 수밖에. 강력히 추천한다.
별러오던 길을 떠나기까지 20분 쯤 남았다. 잠을 못자서 그런지 일상과 분리가 될 되어서 그런지 멍한데, 열흘 뒤엔 바라는 상태가 될 수 있을까? 모르겠다. 희망하긴 하는데, 요즘 새삼스럽게 사는 게 어렵다는 걸 체감하고 있다보니 자신은 없네. 술만 진탕 먹다 와도 좋으려나 ㅎㅎ 구조를 비난한다는 점에서 나는 구조주의자지만, 무기력을 핑계 삼는 개인의 비겁도 싫어하다보니.. 그나저나 재밌는 사실은 사람들이 정말 눈치를 많이 본다는 것. 텅 빈 에스컬레이터에는 아무도 타지 않고, 옆에 꽉 들어찬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아무도 없는 무료 인터넷 라운지에는 들어가지 않고.. 그냥 꼴리는 대로 사는 것이 편리하다. 안녕!
그녀가 죽었단다. 코트디부아르에서. 어느 날 홀연히 떠났단 이야기를 그녀의 여자에게서 전해 들었고, 어쩌다 보니 자리 잡고 살고 있다는 이야기를 또 다른 그녀의 여자로부터 들었다. 내가 아는 그녀라면, 그럴 수 있겠지,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죽었다니. 그건, 그럴 수 없었다. 그녀를 처음 만난 건 대학에서였다. 한참동안의 방랑을 끝내고 학교로 돌아왔을 때, 그녀는 동아리 방에 자리 잡고 있었다. 신입생은 아니랬다. 그러면서도 화사한 옷은 의구심을 자아냈다. 대답은 의외였다. 교환학생이란다. 그것도 바로 옆 학교에서 온. 그랬다. 강북의 대학 밀집 지역에 있는 대학 중 한 대학이었던 우리 학교는 여대였던 옆 학교와 학생교류협정을 맺고 있었다. 늘 옆 학교가 궁금했다던 그녀는 그래서 가을을 맞아 우리 학..
가을이네요. 가을이 가기 전에 춘천가는 기차, 를 타야겠어요. 가서 막국수도 먹고, 닭갈비도 먹고! 같이 기차 탈 사람을 찾습니다! 10월 말이나 11월 초 쯤에 갈 생각이고요. 성별 나이 제한 없습니다. 관심있으신 분 댓글 달아주세요! 자세한 계획은 추후 업뎃!
명절이다. 여느 때처럼 집안의 차례 음식 준비를 거든다. 근데 이게 참 요망하다. 예전 같으면 그냥 남들 하는 것처럼 했겠지만, 건강을 생각하기 시작했더니 조리가 어렵다. 동태 한 점을 후추와 소금으로 간한 뒤, 부침가루 듬뿍 묻히고, 계란옷 정성스레 입혀 기름 넉넉히 두른 판에 부쳐내는 것이 여느 때였다면, 후추 약간에 소금은 빼고 부침가루와 계란옷은 설렁 설렁 묻혀 기름은 간소히 판에 부치다보면 이 놈의 동태는 노릇노릇해지기는 커녕 살이 그대로 판에 닿아 거무튀튀하게 타기 일쑤고, 모양도 흐트러지고, 잘 익지도 않는다. 여느 제사 음식이 대개 비슷하다. 건강을 생각하면 때깔이 나지 않고, 보기 좋으려면 심혈관에 미칠 영향을 걱정해야 한다. 특히 요즘 집안 내 가사 노동자 - 대개 '어머니'라는 이름으..
경제사회학이란 무엇이며 또 무엇이어야 하는가? 슘페터의 말처럼 경제학과 사회학 간의 연관관계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먼저, 사회의 물적 기반으로서 경제의 역할에 대해서는 일찍이 ‘자기조정적 시장 체제’에 대한 비판자였던 칼 폴라니조차 어느 정도는 인정한 바 있고, 근대 자본주의에 대한 가장 유명한 비판자인 칼 마르크스 역시 경제적 토대에 대한 자신의 분석을 중심으로 사회를 연구했으며, 심지어 오늘날에는 경제적 원리로 간주되는 것들이 사회의 조직/작동원리로까지 수용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편, 경제 역시 사회의 존재를 전제하지 않고서는 스스로의 존재의 이유를 찾을 수 없다. 사회가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경제의 행위자나 대상, 공간 등이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토록 밀접하게 ..
보통의 존재 - 이석원 지음/달 아름다운 것 p. 21. 그때 칠흑같이 어두운 속초 앞 밤바다에, 마치 물 위에 잠실야구장이 몇 개나 떠 있는 것 마냥 무섭도록 환한 불빛들이 수백 척의 오징어잡이배에서 쏟아져나오던 광경을 어떻게 잊을 수가 있을까. 나는 내가 본 아름다운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귀한 것. 오직 너에게만 보여주고 싶은 것. 연애의 풍경 p. 104. 난 여자가 사랑에 완벽하게 빠졌을 때 어떤 표정을 짓는지 안다. 상대에 대한 애정과 사랑이 너무나 충만해서, 기쁨에 겨워 눈은 반쯤 감긴 채 마치 꿈을 꾸는 듯한 얼굴로 누군가를 한없이 바라보는 바로 그 표정. 이석원이 행복하게 늙어가기를 바란다.
성실하라. 단, 영리하게.
더 이상 아름다운 방황은 없다 - 공지영 지음, 조남현 논술, 방민호 감수/휴이넘296쪽. "죽는 것은 두렵지 않아요. 두려운 것은 죽어가는 거예요. 제 자신이 파놓은 함정에 빠져 허우적거리면서...... 형은 움직이지 않겠지요. 언제나처럼 형은 도망치고 있지만 그건 더 깊숙이 빠져버리는 일일 뿐이에요." 316쪽. - 민수야 넌 기꺼이 민중이 될 수 있겠니? 기꺼이 민중과 결혼할 수 있겠니? 20년 전 감수성이 내게 아직도 먹히는 걸 보면 역시 난 시대를 잘못 타고난 것 같다.
대학원에 들어간 뒤로 블로그에 포스팅 하는 빈도가 더 줄었다.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아무래도 일상이 단조롭다 보니 딱히 쓸 말이 없기 때문이 아마 제일일 것 같다. 그러니 오늘은 일상을 소개해볼까 한다. (사람들이 관심 없으면 낭패;;) 월/수/금 아침 6시 30분 기상 아침 7시 30분 포스코에서 스쿼시 강습 아침 9시 김밥이나 와플을 사다가 연구실에서 아침식사 / 마치고 공부 오전 11시 연구실 사람들이나 학부의 친구들과 점심식사 / 마치고 공부 오후 5시 온갖 핑계-오늘은 밤에 비가 올 것 같은데 우산이 없군! 또는 아, 몸이 아프다.. 감기인가...; 또는 오늘 공부 열심히 했는데 집에 가서 맛있는 저녁 먹어야지 ㅇㅅㅇ 또는 연구실에 삼십분만 더 있다가는 사람이 황폐해지겠어! 등등-를 대고 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