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소설로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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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 / Zenol

양가적 감정

zeno 2008. 10. 25. 21:54
  살다 보면 흔히 선택의 갈림길에 직면한다. 하나는 택하고, 하나는 버린다. 이건 좋고, 저건 싫다. 그렇게 자신이 선택한 길을 걷는다. 그런데 그러다 보면 상당히 자주 기분이 급변하는 상황을 겪게 된다. 마치 조울증처럼, 하늘을 찌를 정도로 좋던 기분이 세상에서 더 이상 처절할 수 없을 정도로 가라앉는다던가, 미칠듯이 좋던 사람이 저주스러울 정도로 싫어진다거나. 로또를 사려다가 깜빡 하고 못 산채로 있었는데 멍하니 보던 티비에서 추첨 방송이 나오는 것을 보고 자괴감에 빠져있다가도, 컴퓨터를 켜 베토벤 바이러스를 보며 헤벌레 웃기도 한다.
  그렇다고 모 아니며 도 인것만은 아니다. 동시에 상반되는 감정이 공존하기도 한다. 날 이렇게 만든 것에 대해 상대에게 온갖 저주를 쏟아붓다가도, 그 사람 이름으로 문자가 오기만 하면 좋아서 어쩔줄 모른다던가, 스스로에 대한 가슴 터질 정도의 자부심으로 벅차하다가도 남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자신을 마구 책망하면서 자학의 둑을 터뜨린다던가. 인간은 양가적 존재인 것 같다. ambivalent. 라틴어적 어원을 따져 보면 아마 양면적이라는 의미를 가진 ambi와 가치를 상징하는 valent로 나뉘지 싶다. 양면적 가치. 인간은 본래 야누스적 존재가 아닐까. 그것을 긍정하는 것이 행복해지는 길일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