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소설로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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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 / Zenol

왜 그랬어요?

zeno 2009. 10. 24. 10:07
한 편의 영화가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꾸기도 한다. 내게는 <달콤한 인생>이 그러하다. 단 하나의 대사. "왜 그랬어요?" 이미 끝나버린 일을 놓고 왜 그랬냐고 상대에게 힐난하듯이 묻는 이 말은 그야말로 덧없다. 그래서 이병헌은 이 말만을 반복하며 죽어갔다. 스스로의 과거를 생각하지 못하고 타인에게서만 자신에게 벌어진 일의 원인을 찾으려는 이 말은, 아무런 답도 안겨주지 못한다.
  그래서 삶이 바뀌었다. 다른 사람에게 이유를 묻기보다는 스스로에게서 답을 찾으려고 했다. 물론 그게 아직까지 몸에 다 배지는 못했다. 아직까지도 "왜 그랬어요?"라고 묻고 싶은 사람이 여럿 있다. 하지만 물어선 안 된다. 물어봤자 원하는 답을 들을 수도 없고, 관계만 어색해질 뿐이다. 그래서 그 물음은 속으로 삼켜져야만 한다. 울음이 그렇듯이. 연애 관계에서 불미스러운 일을 겪은 사람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었다. 절대 이유를 물어보지 말 것. 지나간 일은 지나가게 둘 것. 스스로 나서면 일이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 착각하지 말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