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소설로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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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 / Zenol

그래서 어쩌라고

zeno 2009. 6. 24. 21:52
  간만에 김규항의 한겨레 칼럼을 읽었다. 다시금 '좌파'에 대해 논의하는 글이다. 입에서 말이 튀어나왔다. "그래서 어쩌라고." 단순한 반발은 아니다. 다만 너무 힘들어서 그렇다. 김규항의 요구사항을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더 낮은 곳으로"이다. 지난 2년 반 가량 거의 전적으로 김규항의 영향 아래 관념적으로나마 지향해왔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그래봤자 결국 김규항의 기준으로 보건대 "자유주의자"에 불과한 것이 아닐까 회의중이다. 변명으로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실천 가능한" 길을 모색하는 것이 참 힘들다. 요 근래의 패배주의, 허무주의, 무기력감이란 "구원"을 바라마지않게 될 정도다. 사실 무시하면 마음은 편해진다. 다만, 내가 아는 나라는 사람은 그러지 못할 것이다. 지난 몇 년간 위선과 기만과의 전투를 도덕률로 삼아 왔기에 그 부문에 있어서는 자존심이 극히 강하다. 그래서 마음 속으로나마 "더 낮은 곳으로"를 지향해 왔는데, 요 근래 진로에 대해 고민하느라 이래저래 생각하다보니 결국 난 김규항이 비판하는 그 부류인 듯하다. 사실 이래서 김규항이 여기저기서 욕 먹는 거 같기도 하다. 아직 거기에 동참할 생각은 아니다. 현재의 세계관을 형성하는 데 그에게 빚진 것이 많은 탓이다. 다만 지금 충분히 힘들다는 거, 그걸 말하고 싶었다. 김규항의 지속적인 건필을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