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전환이 순간이 다가온 듯 하다. 물리적으로도 그러하지만, 실제 느낌이 오는 걸 보니 정말로 그러한 듯 하다. 모처럼 생긴 한가로운 시간들을 자유로이 흘려보내는 것도 그닥 즐겁지 않고, 딱히 목적이 있는 것도 아니며, 그동안 했던 짓이 만인의 지탄을 받는다면, 새로운 전환을 준비해야 할 수밖에.
공부가 됐든, 군대가 됐든, 어쨌거나 새로운 전환은 전환일 것이다. 사실 방학 때 이것 저것 물리적으로 채울 계획들을 세워 놓은 터라 그 사이사이 시간들이 애매하긴 한데, 뭐 어쨌거나 전환은 단 한 순간에 이뤄지지 않는 것이니 방학이 끝날때 쯤이면 무언가 바뀌어 있겠지.
어쨌거나 이런 전환을 생각하게 된 데에는 지금껏 저로 인해 불편하셨던 모든 분들 - 특히 이성분들 - 께 했던 몹쓸 짓들을 반성하고자에서 입니다. 자숙 기간이 됐던, 변신 기간이 됐던, 조용히 지내야겠군요. 뭐 역시나 말에 그칠 공산이 크지만, 필요한 건 실천력이지 말입니다.
사실 쓰려던 것은 이 따위의 글이 아니었다. 요즘 무기력함을 몹시 매우 엄청 무지 많이 느끼고 있다. 난 '지사'도 아니고, '영웅'도 아니고, '천재'도 아니기 때문이다. 아직도 촛불집회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처음 가겠다고 생각했던 순간보다 열의가 떨어져서 가지 않고 있다. 가봤자, 그저 '무기력한 개인'일 뿐인 내 자신의 한계를 절감하기 때문이다. 차마 이 공간에 그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진 못하겠지만, 이번 촛불집회 정국을 대하는 나 자신의 입장은 다른 사람들과 꽤 다르다. 그래서 이번 정국을 내 자신의 의도대로 이끌고자 생각도 해보았지만, 그러기엔 역시 내 자신이 너무나도 무기력한 개인이다. 뿐만 아니라 현재 정국이 겨냥하고 있는 이른바 '5대 목표'를 달성하기에도 나라는 한 명의 분자는 너무도 무력하다. 내가 아무리 떠들어봤자, 노력해봤자 도대체 무엇이 바뀌겠는가? 사실 이 같은 무력감은 '블러드 다이아몬드', '콘스탄트 가드너', '호텔 르완다' 등의 아프리카의 현실을 다룬 영화를 볼 때 극대화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아프리카 사람들은 죽어가고 있다. 에이즈에 걸려서든, 기아에 고통받아서든. 그뿐만이 아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전 세계의 수만명은 족히 될 소년 소녀 병사들이 고통받고 있다. 도대체 그 아이들이 무슨 죄가 있다고 그렇게 살아야 하는가? 답답하다. 혹자는 이런 걸 고민하는 모습을 보고 자신과의 차이를 느낀다고 했다. 하지만 그/녀와 나의 차이는 없다. 도대체 내가 이러게 혼자 괴로워해봤자 무엇이 바뀌는가? 그렇다고 내가 그 곳에 가 내 한 몸 희생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가? 모두가 알고있듯, 문제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구조적 문제가 풀리지 않는 한, 내 자신의 미력한 능력만으로 문제는 결코 해결될 수 없다. 그래서 무기력하다. 이런 무력감을 해소하려고 선택한 자구책은 영 효과가 없다. 그래서 더욱 답답하다. 그래, 난 그저 한 명의 무기력한 개인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