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소설로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수학사] 수학사 가볍게 읽기 <★★☆> [수학사/페미니즘/탈오리엔탈리즘] 본문

평 / Review

[수학사] 수학사 가볍게 읽기 <★★☆> [수학사/페미니즘/탈오리엔탈리즘]

zeno 2006. 11. 23. 01:18
  가볍게 읽히지만, 2% 부족한 수학사

수학사 가볍게 읽기
샌더슨 스미스 지음, 황선욱 옮김/한승


  "수학사 가볍게 읽기"는 미국의 수학교사 샌더슨 스미스가 초 중학생에게 딱딱한 공식과 숫자만으로 가득한 교과서 대신 흥미롭고 다양한 내용을 알려주고, 이로부터 응용이 가능하게 하는 것 뿐만 아니라 일반인으로 하여금 인류 역사와 함께 발전해 온 수학의 역사적 흐름을 파악함으로써 교양을 쌓도록 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쓴 책이다. 책의 대략적인 구성은 저자가 서문에서 밝힌 것처럼 '인류 역사의 과정을 형성하는 중요한 사건만을 조명하면서 수학사의 겉만 대강 훑는 정도'이다. 그러나 이것 만으로는 여느 수학사 교양 서적과 별다를 바 없다. 이 책의 특별한 점으 저자 자신이 '전통적인 서양 중심적이며, 남성 우월적인 수학사 지식을 배웠기 때문에' '서양 수학사의 기록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인물이나 사건들'을 다루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책에는 필자가 초등학교 시절부터 고등학교 졸업 때 까지 수학 교과서에서 잠깐 잠깐씩 배웠던 역사적 수학자나 그의 업적 등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중국 인도 이슬람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등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지역에서 기원전부터 발견 발전 되었던 수학의 측면들과, 업적 자체가 알려지지 않았거나 남편 혹은 오빠와 같은 주변 남성들에게 성과를 빼앗겼던 여성 수학자들까지 다루고 있다.
  이 책은 저자 본래 집필 의도를 충실히 구현해 내었다. 우리나라에서 일반적인 공교육을 받은 성인이 만약 이 책을 읽는다면 기존의 알고 있던 수학사적 지식의 편린을 보강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존에 알지 못했던 지역이나 여성이 수학의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조금이나마 알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에 대한 아쉬움도 조금 남는다. 2000년이 훨씬 넘는 장구한 수학사를 지역 성별을 가리지 않고 가능한 많은 내용을 포함시키면서 각 장당 한두 쪽에 불과한 108개의 장에 담으려다 보니 '가볍'지만, 깊이와 체계는 없는 성긴 수학사가 되어 버렸다. 대체로 역사적 흐름에 따라 장들이 이어지고는 있지만, 워낙 지역이 다변하고, 주제가 제각각이다보니 전체를 관통하는 흐름이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기존의 서양 남성 중심적 수학사에서 알려지지 않은 지역 여성의 수학을 발굴해 낸 것 까지는 좋았지만, 실제적인 예의 제시를 통한 수학적 원리의 이해보다는 사실 소개에 그쳐 아쉬움이 남는다. 조금 더 체계화 압축화 시키고 내용을 보충하였다면 보다 더 훌륭한 수학사 교양 서적이 되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기존에 이루어지지 않았던 분야에서의 선구적 시도라는 점은 충분히 가치를 인정받을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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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11월 20일 문명과 수학 과제.

  자필로 썼던 걸 내기 전에 복사해두었다가 옮겨 적었더니 팔이 아프다. 중간에 수업 내용과 관계되었던 문단은 자진 삭제. 지금 옮겨 적으면서 다시 보니 글을 너무 못 쓴다. '쉽게' 쓰는 거하고 '못' 쓰는 건 다른 거고, '현학적'으로 쓰는 거랑 '개성적' 문체를 만드는 것은 분명히 다른 건데 아직까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는 것 같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땡.

  덧. 아, '페미니즘'이라는 말과 '탈오리엔탈리즘'을 본문 작성할 때 쓸 걸, 이제야 생각이 났다. 멍청하긴, 쯧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