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소설로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소설] 그 여자의 침대 <★★★☆> 본문

평 / Review

[소설] 그 여자의 침대 <★★★☆>

zeno 2009. 1. 10. 11:42
그 여자의 침대 - 6점
박현욱 지음/문학동네

  pp. 74-75.

  아무도 파니를 사랑하지 않는 것은 아닐 것이다. 또 아무도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것은 아닐 것이다. 다만 그 사람이 우리가 바라는 사람이 아니기에 우리는 아무도 우리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결코 아무하고나 사랑할 수 없다. 아무하고나 결혼할 수 없다. 누구나 저마다의 기준이 있다. 그것이 눈에 보이는 것이든, 그렇지 않든 간에 그 기준에 부합하는 사람이어야만 비로소 그 아무에 속하게 된다. 그리하여 결국 아무도 우리를 사랑하지 않는다. 사랑에 관한 한 우리의 마음은 우리의 의지대로 되는 것이 아니어서 우리조차도 결코 서로 사랑하게 되지 않기 때문이다.

  ---

  안정된 박현욱의 글은 잔잔한 재미를 안겨준다. 그러나 비슷비슷하다는 치명적 한계를 갖고 있다. 유사한 단편들 사이사이에 있는 일탈적인 이야기들이 더 재밌다. 다만, <아내가 결혼했다>의 작가에게 쏟아지는 한국 사회의 무관심에는 가슴이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