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소설로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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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 / Zenol

울고 싶어라

zeno 2008. 2. 2. 03:22
  여의도에 갈 일이 있었다. 461번을 타야 된다고 네박사님께서 말씀 하시기에 정류장에 갔더니 웬걸? 버스가 없었다. 잘못 찾은 거였나.. ㄱ- 결국 오는대로 잡아타고 서울대 정문까지 가서 늘 타고 다니던 6513을 기다려 탔다. 탔더니 으레 그렇듯이 졸음이 와 신대방 쯤에서 잠에 들었다. 한 20여 분간 가수면 상태에서 헤롱대다가 정신을 차렸더니 여의도로 넘어가며 한강을 건너고 있었다. 딱 타이밍을 맞췄다고 생각하며 창밖을 보고 있었는데 뭔가 좀 이상했다. 생전 처음 보는 풍경이 차창 옆으로 지나가는 것 아닌가?
  하지만 내가 잘못 본거겠지 싶어 여의도공원이 나오길 기다렸다. 영등포역을 지나고, 신도림역을 지나, 어느덧 목동이 눈 앞에.. 응? 그럴리가? 급히 고개를 돌려 노선도를 확인해보니 이미 여의도는 지나친 뒤였다. 아까 내가 본 한강은 여의도에서 빠져나오는 길이었던 것이다. ㅠ_ㅠ
  급히 내려서 주위를 보니 역시 낯선 공간. 그새 회의 독촉 전화는 계속 걸려오고, 어서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에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으로 가고자 했다. 하지만 중앙차로제라 눈 앞에 반대 방향 버스가 지나가는 것을 보니 마음을 바꾸어 그냥 반대 방향 버스를 타려고 했다. 그러나 역시 데우스는 날 외면했다. 횡단보도 신호가 바뀌기 직전 여의도로 향하는 6513은 떠나고 말았다. 잠시 고민하다가 결국 여의도로 가는 아무 버스나 빨리 오는데로 붙잡아 탔다. 그 사이에도 독촉 전화는 계속 오고 있었다. 아, 울고 싶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