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소설로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멈추지 않는 성장통은 언제나 아프다. - 다시 오지 않을 스무살의 마지막 달, 12월을 시작하며 본문

저널 / Zenol

멈추지 않는 성장통은 언제나 아프다. - 다시 오지 않을 스무살의 마지막 달, 12월을 시작하며

zeno 2007. 12. 1. 23:22
  딱 한 달 남았다. 결코 오지 않을 것 같던 스무살은 혹독하게 다가왔고, 이젠 내게서 떠나려 하고 있다. 그 한 해 동안, 성장통은 멈추지 않았고, 오히려 낙엽을 떨어뜨리던 그 강한 찬바람과 함께 뼛속에 스며들고 있다. 그래서 아프고, 더 아프다.
  망망대해 한가운데 있는 기분이다. 물론 혼자. 나름 빠져나가려고 노력하는데 영 어렵다. 로빈슨 크루소의 마음이랄까?
  한 달 뒤면 스물한살이다. 본격적인 20대에 진입하는 것이다. 이제는 더 이상 어린애처럼 굴기가 더욱 힘들어질 것이다. 그렇게 스러져가겠지.
  모르겠다. 이번 겨울이 어떻게 될 지. 내년은 또 어떻게 될지. 그 이후, 내 삶이 어떻게 될지는.
  그저 하루하루를 살아낼 뿐이다. 어떻게든 되겠지.
  고작 게임 하나를 삶의 낙 삼아 지내고, 이에 중독되어 허우적 대고, 이러는 삶 참 한심하다. 한심해 보이는 것도 알고, 스스로도 한심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것만이 그나마 위안이 된다. 이 것 역시 날 기만하기는 매한가지이지만, 그래도 감정이 없는 무형체라는 걸 알기에 미워하거나 섭섭해 할 필요는 없다. 그저 때때로 기만할 때면, 화만 좀 내면 된다. 사실 이렇게 사는 거 후회스럽고, 이렇게 살기 싫은데 다른 방법이 보이질 않는다. 영 힘들다.
  그래도 살아야지. 이번 달이 지나면, 정말 다시 오지 않을 나의 스무살은 끝이 난다. 언제나 과거에 얽매여 사는 나니까, 아마 허투루 보낸만큼 나중에 하는 후회도 그에 비례해 커질 것이다. 무엇을 하든 후회가 없겠냐마는, 그래도 살아봐야지. 언젠간 행복해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