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소설로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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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 / Zenol

막장

zeno 2007. 4. 29. 07:51

  언제부턴가 이 '막장'이라는 용어를 많이 사용하게 되었다. 아마 올해 초 즈음부터 사용한 것 같은데, 집에 오는 길에 지하철 역을 나서며 생각해보니 별로 좋은 뜻도 아니고 나처럼 남용하는 것도 좋지 않은 것 같다. 그러지 말아야지. 오크 씨처럼 될라.

  하지만 내 삶의 양태는 막장인 것 같다. 지금도 녹두에서 밤을 새고 들어와서 잠은 안 자고 씻기만 하고 컴퓨터를 하고 있으니. 흐, 원래는 어제 저녁에 들어와 오늘 하루 종일 자면서 쉬려고 했는데. 어쩌다 보니 아직까지도 안 자고 있네.

  일요일이어서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긴 하지만, 무언가 남들은 하루를 시작할 때 나는 잠을 자기 시작하려 한다니 손해보는 기분. 그래서 못 자고 있는걸지도. 뭐, 그래도 잠은 자야지.

  또 우울하다. 12시 쯤부터 5시 정도까지 5시간이나 노래방에서 줄창 노래를 부르고 - 노래방에서 이렇게 오래 있어보기는 처음인 것 같다. - 아침(?) 잘 먹고 집에 들어왔는데 왜 그러지. 따져보진 않았지만 아직 급한 과제나 수업 부담은 없을 테고 - 두 과목 밖에 안 되는 시험들을 사상 최악으로 망쳤다는 것이 꽤 많이 속상하기는 하지만 - 오늘 하루쯤 쉬어도 될텐데. 모 씨의 말 마따나 내가 관대하지 않은 탓일까, 아니면 단순히 시험을 못 봐서 걱정이 되어 이러는 것일까.

  경제사 공부 한답시고 - 그 시간에 네이트온과 엠센을 했지만 - 그제 방영된 윤도현의 러브레터 적군 출연 부분을 못 봤었다. 집에 온 김에 적닷에 들어가니 역시 고화질의 영상이 그대로. 졸음을 참아가며 기껏 봤는데, 중학생 때의, 고등학생 때의 그런 흥분이 느껴지지 않는다. 늙어서일까, 아니면 3집에 실망하고 있어서 일까.

  역시 잠이 오긴 온다. 지금이 8시니까 자고 나면 저녁 때려나?

  또 파산했다. 역시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가는 한 개인으로선 돈이 없다는 사실이 꽤나 불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