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소설로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영화] 혹평이 아깝지 않을 정도의 영화! 브레이크 업 - 이별후愛 본문

평 / Review

[영화] 혹평이 아깝지 않을 정도의 영화! 브레이크 업 - 이별후愛

zeno 2007. 4. 1. 00:12
  한 여자가 있었다. 금발에 평범한 키, 파란 눈에 '섹시'하다고 불리는 몸매, 듣기 좋은 목소리를 가진. 그녀는 한 방송사의 시트콤에 여주인공으로 출연하여 일약에 무명 배우에서 회당 100만 달러를 받으며 '전 미국인이 사랑하는 배우'가 되었다.
  한 여자가 있었다. 당대의 최고 '얼짱'과 결혼하는 '영광'을 누리고, 늘 그가 떠날까봐 노심초사하고, 그에 대한 노력의 일환으로 다이어트를 서슴치 않고, 그러나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차여버린. 한동안 침체기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그녀는 다른 남자를 만나 안정을 찾았다.
  누군지 아시겠는가? 저 '여자'가 '누구'인지?
  그렇다. 답은 Jennifer Aniston이다. Jen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시트콤 Friends를 통해 전세계적인 스타로 떠올랐고, Brad Pitt와의 결혼이 파경으로 이어진 후 한동안 눈물을 멈추지 못했던. 그녀는 필자의 뇌리에서 쉬이 사라지지 않는 강한 인상을 남긴 '미국 여배우'이기도 하다. - 이는 필자가 그토록 거부하려고 하나 쉽사리 없어지지 않고 체화된 오리엔탈리즘의 발흥일수도 있다. -
  그런 그녀가 신작으로 돌아왔다. 'Break Up.' 한국에서는 '브레이크 업 - 이별후愛'라는 조금은 쌩뚱맞은 제목을 단 영화로. 필자는 N모 포탈 사이트에서 하는 시사회 이벤트를 통해 그녀가 이 영화로 다시 한국을 찾는다는 것을 알게 된 뒤 보러가고 싶어 안달이 난 상황이었다. 그런데 마침 오늘 아침에 조조 영화를 보러 집 근처 M모 멀티플렉스 체인에 가게 되어 냅다 보고 말았다.
  감상은 '이뭐병.' 말 그대로 '혹평이 아깝지 않을 정도의 영화'였다. 철저한 '헐리우드식 상업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인디 영화나 다큐처럼 시퀀스가 이어지지 않았고, '외설'을 질펀하게 늘어놓은 영상의 이음에 불과했으며,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거나 '진부'한 내용만이 너절하게 널린 게 전부였다. 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에서나 통할 법이라고 생각되었던 '남성성의 강조', '이성애 중심주의' 등은 보는 이의 가슴을 답답하게 만들었다.
  다만 '그녀'만이 빛을 발했을 뿐이다. Friends에서 그녀를 '공주'로 만들어 준 Rachel의 캐릭터가 어느 정도 이어졌으면서도 Bruce Almighty 등에서 보여준 연기가 오버랩됨으로써 'Jen'이라는 애칭을 다시금 떠올리게 만들었다. 그녀마저 '엉망'이었다면 필자는 영화를 보다가 중간에 나와 버렸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다만 조금 슬픈 것은 Friedns 때 보다도 늙어 가는 것이 눈에 확연하게 보인다는 점이었다. 인간의 노화를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을테지만, 팝 계의 여왕 마여사처럼 화장 뒤에는 도저히 상상할 수도 없는 '쌩얼'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녀의 '외모'를 좋아하는 필자에게는 '안구에 습기가 찰' 뿐이었다. 아직 예전의 아름다움은 잃진 않았지만, 늙었다는 것만은 부인할 수 없었다.
  오랜만에 영화관에서 본 영화라 실망이 더욱 컸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젠'의 영화였기 때문에 실망이 컸을지도 모른다. 어쨌든, '브레이크 업 - 이별후愛', 이 영화, '젠'만 볼 것을 약속할 수 없는 독자라면 보지 않으실 것을 강력추천 드리노라. 아무리 '젠'만 보려해도 힙듭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