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소설로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김연수/김중혁, <대책없이 해피엔딩>, 씨네21북스, 2010. 본문

평 / Review

김연수/김중혁, <대책없이 해피엔딩>, 씨네21북스, 2010.

zeno 2013. 1. 9. 21:16

대책 없이 해피엔딩 - 8점
김연수.김중혁 지음/씨네21북스


김연수, 그리고 김중혁. 누군가에게는 익숙한, 그리고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어쩌다 한번 들어본 듯도 하지만 잘 모르겠는, 그런 사람들이다. 간단히 소개하자면, 40대 초반의 철없는 소설가 둘. (소설가여서 철이 없고, 나이 먹고도 시덥잖은 농담 던지는 걸 보니 철이 없고.) 그 중 김연수는 온갖 상을 독식하며 요즘 가장 핫한 (하지만 <원더보이>에서 미끄러져서 요즘은 소설뿐만 아니라 각종 산문과 문화콘텐츠 창작에 매진중인) 작가, 김중혁은 본업인 소설보다는 다른 재능을 인정받으며 여기저기서 마구 자신의 재능을 낭비하고 있는 작가. 그리고 이 둘은 김밥천국의 도시, 김천에서 같이 나고 자란 초등학교 친구. 

  각설하고, 말그대로 죽마고우인 이 둘은 지난 2009년 1월 경부터 1년간 영화잡지 <씨네21>에 '나의친구그의영화'라는 칼럼을 주마다 번갈아 연재했는데 이 책은 그 결과물. 별 기대 없이 (사실 실수로) 구매했는데 읽는 내내 웃음을 멈출 수 없었다. 30년지기인 둘이 티격태격 주고 받는게 꽤나 웃김. 각 편마다 어떻게든 영화 1편 씩을 연결시키다보니 에피소드도 재밌고, 원고 때우기 보는 것도 재밌고. 2009년엔 그랬었지, 라는 생각을 할 수 있게 함. 사실 미국에 있을 때 학교 도서관에서 <씨네21>을 죽어라 봤었는데, 그 때는 이게 그렇게 재미없었거든. 지금 와서 재밌는거 보니 늙었나 봄. 김연수와 김중혁이라는 두 늙은이에 대한 애정도 늘었고. 

  특별히 관심 분야가 아니라면 사서 볼 것 까지는 아니고 한번 빌려서 쓱 보면 낄낄대며 볼 수 있게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