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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 / Zenol

자기 소개 (12/02/04 현재 작성중)

zeno 2012. 2. 4. 22:40
새로 낀 모종의 기획에서 자기소개를 하게 됐다. 양식에 맞춰 쓰다가, 요 근래 다시 블로그 글이 올라오는 것을 보고 충성을 맹세한 팬들을 위한 간략한 서비스. 작성중이라는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소략하다. 차후에 수정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고.

* 5문장으로 자기 소개


고민하다가 5문장이라는 제약을 거부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수정 요청을 받으면 나중에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1) 낭만주의자입니다. 연애 문제에서는 성해방론을 오가는 극단적인 진동을 겪지만, 근본적으로는 스스로를 낭만주의자라 여깁니다. "자연으로 돌아가라"라는 루소의 말에 깊이 공감하여 자유총연맹에서 주최한 인터넷 실명제 관련 토론에서 기술 문명 이전의 자연으로의 회귀를 주장한 결과, 8명 중 8등을 하여 자존심에 깊은 상처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인터넷 키드"를 자처하는 한편, 야영을 좋아하는 극단적인 취향을 갖고 있습니다. 강원도에서 보낸 고교 시절을 자연이 가까웠다는 이유로 일부 긍정적으로 평가합니다. 하지만 극도의 "인간중심주의자"여서 자연을 대상으로 여깁니다. 


2) 사회주의자입니다. 마르크스주의자보다는 공상적 사회주의자이거나 폴라니주의자에 가깝습니다. 깊이 공부하지는 않고 있지만, 경제가 사회에 "재배태"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여 사회학과에 왔습니다. 한국이든 사회학과든 "사회"가 재발명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사회학과에 와서 종종 (모임의) "사회"에 대해 강박을 느끼는 스스로에게 놀라며 정말 "사회주의자"인가 하는 생각도 가끔 듭니다. 


3) 자유주의자입니다. 개인과 내 자신의 자유를 굉장히 중시합니다. 학부 때 농활에서 쉬는 시간에 숙소에 있던 컴퓨터로 게임을 하는 문제로 학생회장과 논쟁하여 승리한 기억이 있습니다. 조직이 부당하게 개인의 자유를 억압할 때, 그 조직은 존재의 이유를 상실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별 다른 이유 없이 혹은 타당하지 않은 이유로 그냥 조직에 따르지 않거나 소극적인 개인들은 더 싫어합니다. 즉, '자유'의 의미를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4) 보수주의자입니다. (일부 만들어진 측면이 없지 않지만) 전통/문화의 보존을 지지합니다. 전지구화의 시대에 지역/문화의 수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땅에서 글로 밥을 먹는 사람은 마땅히 우리 말로 글을 잘 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외국(문화)도 몹시 좋아하여 자아분열을 종종 겪습니다.


5) 근대주의자입니다. 앞의 자기소개 틀에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듯이 근대적인 사고틀 안에서 생각합니다. 사실 자주 포스트모던의 내용에 동의하지만, 기본적으로 근대의 틀에 기반을 두어 행동합니다. 예를 들면, 많은 것을 "주의"의 형태로 전유하여 받아들이고 생각하며 발화합니다. 하지만 역시 자주 모순에 빠집니다. 자기소개 전반에서 드러나듯이 사실 스스로를 일정하게 규정짓지 못하는 복합적인 존재입니다. 아무래도 망한듯. 그냥 '종잡을 수 없는 사람'입니다.


* 애증의 사회학자

 

모든 사람을 비판하는 경향이 있어서, '애증'이라고 규정짓기가 쉽지는 않네요. 굳이 꼽자면, '가치중립성'을 강조한 베버에게 애증이 있네요. 사회적 행위에 대한 이해를 강조한 베버의 이해사회학에는 근본적으로 동의하는데, 가치중립성의 경우 '존재구속성'으로 인해 불가능하다고 생각해 '과학주의/객관주의'적인 이데올로기라고 생각합니다. 

 

* 사회학자가 되지 않았다면, 무엇을 하고 있을까?

 

음.. 가장 가능성이 높은 건 방송사 피디였을 거 같은데, 의외로 프로야구단 통역을 하고 있었을 거 같기도 하네요. 출판사에서 편집자가 되어 있을 수도 있고, 자유기고가가 되었을 수도 있고... 여행작가 생활을 하고 있을지도...

 

* 사회학에 한 가닥 희망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역시 무제한/혼종성일 것 같네요. 혹자는 사회'학'의 몰락을 염려하기도 하지만, 오히려 학계에서든 사회에서든 근근히 생명력을 유지해나갈 것 같아요.

(사실 '나'라고 쓰려 했지만.. 혹시 누군가가 열폭할까봐..)

 

나의 연구의 백년대계_모든 자원과 시간이 보장되다면 어떤 연구를 해 보고 싶으신가요?


한국에서 '경제'와 '(경제적) 생활/생존 방식'의 원인 및 역사적 형성 과정과 현재적 양태.



사실 여기서는 스스로를 '이념'에 충실한 이의 틀에서 소개했다만, 꼭 그렇게만 설명할 수 있는건 아닌 거 같다. 그만큼 복잡한 거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