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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 / Review

[뮤지컬] 캣츠 - 빛나는 배우들, 지루한 이야기

zeno 2011. 11. 24. 00:09
* 전문 평론가가 아닌 입장에서, 단평임을 밝힙니다.

뮤지컬 캣츠는 무엇보다도 배우들의 호연이 돋보인다. 이토록 배우들을 착취하는 뮤지컬은 처음이다. 그/녀들은 무대 위에서 각종 액션(발레, 댄스, 기계체조 등을 포함한)을 수행하는 것은 물론이고, 극중 뿐만 아니라 인터미션에까지 쉴 새 없이 관객석을 오간다. 그만큼 뛰어난 육체적 능력이 필요한데, 다행히 대부분의 배우들이 잘 소화해낸다. 그야말로 빛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루하다. 이토록 재미없는 대형 뮤지컬은 처음이다. 다양한 캐릭터가 존재하지만 나열에 그치고, 이들을 하나로 엮어내는 스토리가 없다. 인순이를 광고하지만 거의 뒷방 늙은이처럼 다뤄지고(비중도, 감동도 없다는 뜻이다. 이게 여주인가?), 남주 역시 개인 넘버 하나를 제외하고는 역할이 없다. 이런 극이 30년을 존속해왔다는 사실에 미루어 판단하건대, 원작의 연출과 스토리를 크게 훼손했거나 원작 자체가 맥락 없는 볼거리에 치중한 엔터테인먼트가 아닌가 싶다. 물론 그것이 대중이 원하는 바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육체적 예술성을 낭비하고 배우들을 착취한다는 생각은 지워지지 않는다. 애초에 큰 기대는 안 하고 갔지만(보통 기대는 실망으로 이어지기 일쑤니까), 이건 좀 심하다 싶다. 가격을 감안해 봤을 때, 구멍 난 이야기는 짚어봐야 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