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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적 글쓰기

2008/07/06 10:54 from 저널 / Zenol
  지난 5월 초에 "하나의 한국, 두 개의 현실"이란 지승호의 인터뷰집을 읽었다. 읽으면서 낄낄대기도 하고 불편하기도 했지만, 김규항의 인터뷰를 보면서는 무릎을 치지 않을 수 없었다. "김규항은 정말 민중에 가장 가까운 지식인이구나!"
  그래서 그의 블로그를 즐겨 찾는 편이다. 사실 우석훈이나 허지웅에 비해 포스팅 주기가 뜸한 편이긴 하지만, 그의 블로그는 그럴 가치가 있다. 사실 기독교와 관련된 부분은 무지한 편이라 관심이 떨어지지만, 그의 명쾌한 언어와 인식은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예를 들어 아래는 그가 최근에 작성한 포스팅의 한 구절이다. 그의 딸이 '진보'가 무엇이냐 물어서 한 대화라고 한다.

  "진보는 세상을 바꾸려는 생각이고 보수는 세상을 지키려는 생각이야. 힘세고 부자인 사람들은 진보가 좋을까 보수가 좋을까?
  보수.
  그래. 그럼 약하고 가난한 사람들은?
  진보.
  그래. 그런데 이상한 건 힘세고 부자인 사람들은 하나같이 보수인데 약하고 가난한 사람들은 진보가 아주 적다는 거야.
  왜?
  그건 말이야. 힘세고 부자인 사람들이 약하고 가난한 사람들의 생각을 그렇게 만들어놓기 때문이야.
  어떻게?
  여러 방법이 있지. 신문이나 텔레비전, 정치인들, 또 가짜 진보..
  가짜 진보? 그게 뭔데?
  그건 말이야.."

  자못 간명하면서도 핵심을 찌른다. 혹자는 너무 거친 구분이 아니냐고 할 수 있다. 그렇다. 하지만 아이에게 '헤게모니' 같은 먹물의 용어를 들어가며 부연하기 보다는 최대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야 하지 않을까? 어차피 진보든, 보수든, 각 개념의 정의는 스스로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재규정하는 것이다. 먼저 산 사람의 의무는 그 바탕을 만들어주는 것으로 족하다.
  이 같은 것이 대중적 글쓰기에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사실 얼마전부터 보다 쉽게, 대중에 다가가기 쉽게 글을 쓰려고 노력한다. 그러면서도 간명함이 필요하다. 하지만 스스로의 글은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현학적이며 부연이 많아서 대중이 거부감을 느낄 만하다. 그래서 김규항의 글을 좋아하는 편이다. 개인적으로 전위와 인민 대중을 구분하는 것은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과연 촛불시위를 이끄는 것이 '집단지성'인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편이지만, 더이상 '직업적 혁명가'가 전위에 나서는 것으로 세상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는 별로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각 일상에서 자리잡고 있는 대중의 삶과 유리되지 않으면서도 변화의 문제에 천착하는 집단이 필요하다고는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을 지향하는 바이다.
  이를 위해서 대중적 글쓰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완벽한 학술 이론이다하더라도 지나친 추상성을 갖는다면 대중에게 다가가기 힘들다. 그것이 소위 지식인 집단이 촛불시위 정국에서 대중들에게 외면받거나 영향을 끼치지 못하는 까닭이다. 현 시대에 필요한 것은 대중과 소통하고 대중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대중적 글쓰기이다. 학술적 글쓰기는 전문가 집단 내에서나 유용한 방식이다. 그런 점에서 김규항은 '지식인' - 사실 이 호칭이 대중과의 구분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부적당할지도 모르겠지만 - 이라 불릴 법 하다. 비록 '학자(전문가)'는 아니지만, 대중의 언어를 사용해 그들과 충분히 소통할 수 있지 않은가? 공자가 그랬다. 언어를 다스리는 자가 세상을 다스리게 된다고. ZE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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